편견

2006. 4. 14. 08:20

얼마 전부터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주제에 벌써부터 멋대로 편견을 지니고

그 음악가들에 대해 상상을 한다.






우선 브람스는 80년대 가요 같다는 느낌.

그 익숙한 멜로디에 정겹다가도 때로는 구린 맛이 난다.





모차르트는 비틀즈?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의 편차 속에서 힐끗 고개 내미는 명랑함이라고 할까.






베토벤은 아이언메이든*(메탈그룹 말고 그 중세 고문 기계).

그 꽉 조이는 조밀함에 때로 전율이 일고 때로 지치다.



슈베르트는 말 그대로 노래.

어떤 곡에서든 입으로 따라 부르게끔 하는 멜로디가 포착된다.



Schubert_Arpeggione Sonata in A minor D. 821
Maurice Gendron_cello
Jean Francaix_piano

*가장 좋아하는 곡 하나만 고르라면 지금까지는 이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일 듯.

위에도 썼지만 장드롱의 첼로에 맞춰 흥얼거리며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Posted by H군

과외

2006. 4. 13. 09:26

바에서 잡담을 나누던 중,


나 : 요새는 왜 그런지 브람스가 너무 좋아요.

형 : 봄인데? 브람스는 가을에 제일 좋은데 말이야.

나: 그런가요? 저도 브람스 잘 안 들었는데 이상하게 요새 브람스가 잘 들리더라고요.
    특히 클라리넷 트리오랑 퀸텟.

형: 흐흐. 그건 브람스라서가 아니라 목관악기라서 그래.
    봄엔, 목관악기가 아주 좋거든.



어쩐지, 이전까지 브람스는 바이올린 소나타 말고는 그닥 안 듣다가

최근 클라리넷 트리오와 퀸텟을 아주 기분좋게 듣고 있었는데, 이유는 그런 것이었다.

형과 아주 가끔 클래식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식으로  들을 방향을 잡아주고

애매했던 부분을 풀어주곤 한다.

이런 게 바로 원포인트 레슨이고, 족집게 과외라는 걸까^^



Brahms_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 115
Leopold Wlach_clarinet
Wiener Konzerthaus Quartet


   

Posted by H군

방치

2006. 4. 10. 08:16
일요일 저녁의 일과, 다림질을 하기 위해 주섬주섬 옷을 꺼내다가

안 보던 남방들이 눈에 띈다.

내가 왜 이것들을 안 입고 다녔을까 의아해하며

남방 9벌을 다리고 난 뒤 옷걸이에 걸다가 깨달았다,

내가 이 옷들을 방치한 이유를.

어느 것은 손목 단추가 떨어져 있고, 다른 것은 묻어두었던 기억을 환기시킨다.

그렇다, 방치에는 다 나름의 이유와 사연이 있는 것이다.

옷이든, 사물이든, 인간관계든.

나의 방치와 방치된 나, 그것 역시 오롯한 나의 몫.


Brahms_Clarinet Trio in A minor op. 114
Leopold Wlach_clarinet
Franz Kwarda_cello
Franz Holetscheck_piano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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