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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04.05 봄비

고기

2006. 7. 20. 23:18

간만에 9시 이전에 퇴근하여 트레드밀에서 1시간 걷고

집에 돌아와 맥주 세 캔을 비우고는 꽤나 만족했다는 듯 트림을 토한다.

오늘은 어쩜, 1시 전에는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금요일. 오늘보다 일찍 퇴근하여 고기나 구워먹으까.




고바우집
-김선우

이상하지? 신촌 고바우집 연탄 불판 위에서 생고깃덩어리 익어갈 때, 두터운 비곗살로 불판을 쓱쓱 닦아가며 남루한 얼굴 몇이 맛나게 소금구이 먹고 있을 때

엉치뼈나 갈비뼈 안짝 어디쯤서 내밀하게 움직이던 살들과 육체의 건너편에 밀집했던 비곗살, 살아서는 절대로 서로의 살을 만져줄 수 없던 것들이, 참 이상하지?

새끼의 등짝을 핥아주고 암내도 풍기곤 했을 처형된 욕망의 덩어리들이 자기 살로 자기 살을 닦아주면서, 그리웠어 어쩌구 하는 것처럼 다정스레 냄새를 풍기더라니깐

환한 알전구 주방의 큰 도마에선 붉게 상기된 아줌마들이 뭉청뭉청 돼지 한 마리 썰고 있었는데 내 살이 내 살을 닦아줄 그때처럼 신명나게 생고기를 썰고 있었는데

축제의 무희처럼 상추를 활짝 펼쳐들고 방울, 단검, 고기 몇 점, 맛나게 싸서 삼키는 중에 이상하지?

산다는 게 갑자기 단순하게 경쾌해지고 화르륵 밝아지는, 안 보이던 나의 얼굴이 그때 갑자기 보이는 것이었거든

Posted by H군

봄비

2006. 4. 5. 16:32
어제, 지인의 갑작스런 모친상으로 전라도 광주에 갔다가

새벽 2시에 집에 들어오다.

서울 올라오는 길 토막 잠에, 집에 들어와 담배를 몇 대 연신 피웠더니

계속 잠을 설치다.

6시 40분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끓여 마시고 출근하다.

하늘이 흐리다.

회사 마당을 쓰는 빗자루질에 공기가 흩어지며 비내음이 떨어진다.

코끝이 간지럽다.

그러기 좋은 흐린 날이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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