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06. 6. 13. 13:07

월드컵 토고전을 기념해서 이치로에 관한 칼럼을 퍼온다.

상관 관계는 묻지마라.

출처는 네이버.

'이치로는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
[라일 스펜서 칼럼 2006-06-09 15:08]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다. 이치로는 데뷔 당시부터 자신의 성인 스즈키보다 이름인 이치로로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분명히 했기 때문에 나는 그를 항상 이치로라고 부른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불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내 생각이기도 하다.

 나는 그를 그 어떤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치로와 같이 보통 체격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로 윌리 메이스, 행크 애런, 미키 맨틀, 스탠 뮤지얼, 재키 로빈슨, 로베르토 클레멘테 등을 들 수 있다.

 이치로는 키 1m83, 몸무게 73㎏의 평범한 체구다. 하지만 그는 그라운드에서는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타격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수비범위도 매우 넓다. 송구를 하는 팔과 어깨는 놀라운 수준이다. 이치로의 수비는 종종 주자들로부터 테스트를 받곤 했던 메이스와 클레멘테의 수비 이래 최고 경지다.

 지금은 어떤 주자도 이치로를 상대로 도박을 걸지 않는다. 그는 통상 쉽게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가차없이 주자를 잡아낼 때가 많다. 지난 5월 시애틀에서 열렸던 샌디에이고전에서 이치로는 빠르고 영리한 주자인 조시 바필드를 여태껏 내가 본 가장 완벽한 송구로 잡아냈다. 이치로의 송구는 약 85m 거리에서 포수 조지마 겐지의 가슴 높이로 정확히 날아든 스트라이크였다.
 
 조지마도 날아든 볼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채 있는 힘을 다해 달려드는 주자 바필드와의 홈플레이트 충돌을 이겨냈다. 그 과정은 (메이저리그라면) 당연히 나와야 할 플레이인 것처럼 취급됐다. 그러나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는 완벽한 플레이로 만든 것은 바로 이치로의 송구였다.

 내 기억에 윌리 메이스, 로베르토 클레멘테, 그리고 이치로 3명만 그런 송구를 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 중견수 마이크 카메론은 이날 이치로의 송구를 지켜본 뒤 "나는 이런 장면을 수없이 봤다. 이게 이치로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는 실제로 그렇게 한다"라고 말했다. 카메론은 2001년 시애틀이 메이저리그 사상 한시즌 최다인 116승을 거두며 조우승을 차지할 당시 시애틀 소속으로 이치로와 함께 뛰었다. 2001년은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고, 이치로는 그해 타율 3할5푼2리로 타격왕을 차지한 것은 물론 242안타, 56도루, 127득점으로 각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이치로는 완벽주의자다. 그는 자신에게조차 까다롭게 굴 때가 많다. 끊임없는 스트레칭(그만큼 열심히 스트레칭하는 선수는 본 일이 없다)부터 타격전의 독특한 의식까지 모든 행동을 목적을 갖고 한다.
 
 이치로의 타격은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나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보다 매력적이다. 아티스트와 같은 느낌이다. 그는 마치 체스의 달인처럼 섬세하면서도 계획적으로 다음 동작을 구상한다. 타격 이후 내가 본 어떤 선수보다도 빨리 1루로 뛰어가 수비수들의 실수를 유발시킨다. 이치로는 전성기의 리키 헨더슨 이후 상대 수비진을 균열시키는 능력에 있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치로는 시애틀 소속으로 뛰고 있는 5년 동안 한해 평균 112점의 득점을 올렸다. 이는 이치로의 기록 중 가장 저평가 받는 부분이다. 리키 헨더슨이 전성기에 가장 위험한 선수로 지목됐던 이유가 바로 득점 숫자였다. 그는 현재의 이치로처럼 경기당 1점 가까운 득점을 올리며 상대팀에 혼란을 야기시켰다.

 이치로는 영리한 머리와 함께 가슴으로 플레이를 한다. 그는 5년 동안 단 14경기만 결장했을 정도로 성실하게 플레이에 임했다. 카메론은 이치로에 대해 "훌륭한 선수이자 좋은 동료다. 그 이상 어떻게 그를 표현할 수 있나?"라며 웃는다.

 매일 이치로의 훈련 과정을 따라 했던 구원투수 오츠카 아키노리도 그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인 오츠카에게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치로와 함께 뛴 것은 흥분 그 자체였다.

 이치로는 그라운드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부상을 입은 적이 없다. 왜일까? 스트레칭을 워낙 열심히 해서 몸이 너무 부드럽기 때문이다. 그는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고 있다. 펜스에 부딪혀 공을 잡아내는 단 한번의 멋진 플레이를 하고서 6주 동안 앓아눕는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이치로가 그런 무모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은 부상 자체가 두려워서가 아니다. 이치로가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부상 때문에) 경기에 빠지는 것이다.

 8일 현재, 이치로는 타율 3할5푼8리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세번째 타격왕 타이틀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이치로는 안타 뿐만 아니라 멀티히트 게임수와 3루타 부문에서도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외야 보살 부문에서는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다.

 굵직한 홈런 기록들이 나왔던 해보다는 덜 주목받았지만 이치로의 2004 시즌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중 하나였다. 그해 이치로는 3할7푼2리의 타율로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인 262안타를 만들어내며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그것은 분명 놀라운 업적이지만 배리 본즈나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와 같은 홈런 타자들과 비교돼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야구팬들은 분명 화끈한 장타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치로의 플레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야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장면을 놓치는 셈이 된다.

 또 한 가지 새겨볼 만한 것이 있다. 아마도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치로는 절대로 속임수를 쓰는 선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평생 약물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는 선수다.

Posted by H군

만담

2006. 6. 12. 15:33
명색이 만담클럽이라 하지만 실상 웃기기는커녕 음침한 소리만 지껄이고 있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두 권의 책을 소개하며 일신하고 싶다.

첫번째 책은 <대한민국 赤化보고서>(김성욱, 조갑제닷컴, 2006년 6월)이다.



표지 문구를 우선 보시라.

"지금 이 순간에도 '赤化시계'는 돌아간다.

이 책을 읽고서도 잠이 온다면 당신은 국민이 아니다"


월드컵 새벽 중계 때문에 고민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대~한민국민이 아니어도 별 상관이 없는 나는 안타깝지만 그냥 자련다.

살짝 책 소개와 목차만 봐도 고혈압 지수 높은 웃음이 터져나온다.



두번째 책은 위의 못난이와 샴쌍둥이라 할 수 있을 법한데

<광야의 외침>(국민행동본부, 조갑제닷컴, 2006년 3월)이란 책으로

'남북 좌파정권과 맞선 국민행동본부의 6년 애국투쟁사 (2000~2006)'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간첩을 세워놓고는 축구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런이런. 월드컵 선수단에 대한 사상검증은 제대로 되었던가?

붉은 악마는? 이래서야 어디 경기를 보겠는가.

역시 이번 월드컵도 한 경기도 제대로 못 보겠네.






Posted by H군

레드

2006. 5. 24. 14:50




홍대에서 사람 만나고 돌아가는데 거리에 사람들이 와글거린다.

10시 좀 지난 시간인데 왜 이리 사람이 많은걸까 생각하다가

빨간색 티와 두건 따위를 뒤집어 쓴 무리가 점점이 보이다가

눈을 한 번 흐리니 통째 빨간 덩어리로 보인다.

허걱, 축구.

아, 세네갈과 축구가 있었지.

마침 재수 없게도 축구 끝난 시간에 지하철역으로 향한 게다.

홍대역에서 바로 합정역에서 갈아탈려고 나서는데

빨간 떼거지가 습격하듯 지하철로 몰려온다.

순간 뭐라할 수 없는 공포감, 그리고 갑자기 솟아오는 토기...

(외려 월드컵경기장역에 빨간 무리들은 숫자는 더 됐지만

아이들이 섞여 있기도 하여 덜 공포스러웠고 덜 메슥거렸다).

지난 월드컵 기간 내내 군대에 있다가 주말에 서울에 올라왔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는 마침 스페인과 8강전이 있던 날.

강변역에서 2호선을 타고 가는데 지하철역 곳곳에 박혀 있던 빨간색 티를 입은 인간 중

한 인간이 갑자기 "대한민국~" 외치가 차량 안 승객들이 대부분 호응하며 박수를 친다.

그 순간의 컬처 쇼크라니.

(그때는 생각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잭 피니의 <바디 스내처>라는 소설 속 상황이

떠오른다. <신체강탈자의 습격>이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유명한 그 소설.)

군대 시절에 대해 그 어떠한 것도 미화하고 싶지 않고 추억으로 담아두고 싶지 않지만

내가 2002년 월드컵 당시 그 붉은 광경 속의 한 점으로 안 있게 된 거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물론 대학 다닐 때 빨간티 입고 발광하던 무리들에 비하자면

지금의 편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나에겐 레드컴플렉스가 있나보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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