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번덕거리는 멸치눈알이 던지는 의미심장한 눈초리를 못 본 체하고
초장으로 멸치대가리를 덮어버리곤 몸뚱아리 채 입안에 털어놓는다.
우적우적, 순간을 급습하는 자잘한 삶의 잔가시를 씹어대고
미처 쓸어담지 못한 일상의 파편을 맥주 한 모금으로 넘긴다.
멸치 한 마리만큼의 비릿함을 참아내지 못하는 나의 섬약함은
멸치에 초장의 세례와 맥주의 축성을 통해 삼위일체한다.
그리고 잠깐의 일탈에 장엄한 교훈을 체득한다.
그대, 멸치는 마요네즈에 찍어 먹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