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이라는 건 대체로 눈동냥 지식이다.
어디서 그 책에 대해 언급이 된 걸 봤다가 나중에 찾아보는 방식.
예컨대 모 소설의 등장인물이 여자친구에게 레닌의 <공산주의에서의 좌익 소아병>을
선물하는 장면이 나오면 기억해뒀다가 그 책을 사서 읽는 것이다
(거짓말이다. <공산주의에서의 좌익소아병>은 안 읽었다).
여튼 그런 식으로 눈동냥 해둔 책들을 찾아 읽다보면 어느 정도 기호라는 것도 생기고
취향이라는 것도 잡혀가면서 체계화는 되지 않더라도 얼추의 바운더리는 그려진다.
얼마 듣지 못한 클래식도 그렇다.
어떤 책도 그 음악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찾아듣는 것이다
(허나 깜냥이 너무 적어 적중율이 꽤나 낮다).
최근의 동냥질로 알게 된 음악가가 막스 브루흐.
전혀 알지 못했기에 무방비 상태인 내게 쳐들어와 피비린내 없이 함락했다.
BRUCH: Kol Nidrei op. 47
Pablo Casals_cello
Sir Landon Ronald_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