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2

2006. 10. 17. 18:26



땀에 절어 옷에 하얀 소금기가 밸 정도로 노곤해진 몸을 산 선배가 성삼재까지 마중을 나와주셨다.

서울에서 구례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도 육회가 준비될 수 있을까 입맛을 다시던 잠수함님은

차에 타고는 오늘 육회가 가능하냐고 산 선배에게 여쭸더니 어제가 소를 잡는 날이라고.

아쉬움을 머금고 구례읍내로 들어서는데 갑자기 잠수함님의 단발마 같은 비명,

"저기 소 잡았다는 간판이 있는데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서강정육점에서 생고기를 팔고 있었다.

하여 마침 영후 생일상으로 푸짐하기 이를데없는 상에 육회까지 얹을 수 있었던 행복한 만찬.


육회. 소금참기름장에 찍어 2근을 순식간에 없앴다. 이게 2만원어치다!

오븐에 구은 야채들.

오븐에 구은 통닭.

웰빙 베이커리 블로그로 명성이 자자하신 언화누나가 만든 영후 생일 케익.
밥통으로 찐 카스테라에 초콜릿(서울 올라갈 때 싸주셔서 다시 맛나게 먹었습니다).

영후는 자신의 생일상 음식으로 닭도리탕을 지명했다.



제주 사투리로 말하자면 배 "뽕끄랑하게" (불룩하게) 먹고는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구례읍 최고급 호텔 명지장에 들어가 취침.

다음날 아침에는 산선배가 지리산 온천까지 데려다주셔서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그나마 근육이 풀리는 듯.

부산으로 돌아가는 영후를 바래다주고 늦은 아침.


목화식당의 소내장 국밥.
점심 때 한정식을 먹을 거니까 조금만 먹으라는 언화누니의 충고가 무색하게
한 그릇을 낼름 해치워버렸다. 술 먹은 다음날 종종 생각날 듯.



점심에는 풍년 식당의 한정식. 두 사람이면 일인당 8000원, 세 사람이면 7000원, 네 사람이면 6000원.
입에 안 맞는 반찬들도 있었지만 6000원에 저 음식들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러니 내가 지리산에, 아니 구례에 아니 올 수가 있겠는가.
11월이 기다려진다!



*사진들은 대부분 잠수함님의 캐논 350으로 찍은 것들.
잠수함님 사진뿐만 아니라 요모조모 감사했습니다.
물론 언제나 고마우신 산 선배와 언화누나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를!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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