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자태에 혹했다. 그러나 감히 내가 넘봐서는 안 되는 그녀였다.
내 주제에, 내 신세에, 그녀를 넘보다니. 언감생심도 이만저만 아니다.
하여 괜히 못 마시는 술을 마시면서 잊으려고 애썼다.
그래서 잊은 줄 알았다.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를 향한 연모의 마음은 비 오는 날 관절염처럼 후둑 찾아오곤 했다.
그 이별의 고통을 달래고자 대신 다른 이에게 애써 눈을 돌려보기도 했다.
다른 이와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