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마지막 날, 한라산을 등산하다.
한라산을 마지막으로 등산했던 것이 아마도 98년 또는 99년 겨울.
아이젠도 없이 등산했다가 하산길에 거의 미끄럼 타듯 내려왔던 것이 기억난다.
이번에는 동생과 함께 아이젠도 챙기고 9시경부터 성판악에서 정상까지 시도.
'육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등산로가 미어져 '종마 산행'은 거의 불가능하여 느긋하게 산을 오르다.
약 3시간 반 정도 걸려 백록담에 도착하자 가득찬 운해가 맞이한다.
이것이 A급인지 B급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구랍을 운해의 홍수와 함께하는 기분은 제법 괜찮다.
크로스컨트리하듯 달려 내려오는 길에 올라가며 놓쳤던 풍경에 잠시 눈을 돌리다.
이번 산행은 여태 등산 가장 편안한 등산이었다라고 허세 떨다가
새벽에 왼쪽 무릎이 시큰해오며 결국 무릎보호대를 차다.
그럼에도 2006년의 마지막날 그리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