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닉 혼비의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에 등장하는 4명의 화자 중 한 사람인 제이제이가 어느 가수를 두고 한 표현. 누구일까요?
그건 마치 그가 온 세상의 멜랑콜리, 모든 상처와 깨져버린 꿈을 다 끓여서 졸인 다음, 그 정수를 아주 작은 병에다 붓고 나서 마개를 닫은 것과 같다. 그리고 그가 연주와 노래를 하는 것은 그 병의 마개를 여는 것과 같아서, 우리는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연주를 들으면 마치 소음의 벽에 에워싸이는 것처럼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데, 그건 소음이 아니다. 그것은 고요하고 조용해서, 듣는 사람은 그 음악이 놀라 달아날까 봐 숨도 크게 쉬지 못한다.
닉 드레이크. 자살 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 모여둔 네 명의 인물이 어울리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 소설에서 자살한 사람의 소설을 읽자는 계획이 실패하자(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이 책을 딱 두 장 읽은 제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왜 그 여자가 자살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여자가 자살한 것은 남에게 이해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 문장만 읽어봐도 알 수 있다. 나는 그 여자에게 약간은 공감한다. 나도 그런 점 때문에 괴로운 때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 여자의 잘못은 그걸 공개한 것이다.") 이번에는 자살한 사람의 음악을 듣기로 한다. 바로 닉 드레이크. 록밴드를 했던 제이제이가 나머지 사람들을 위해 닉 드레이크를 틀어주며 위와 같이 묘사한다. 이에 대한 제스의 반응,
첫 곡이 끝나자 제스는 손가락을 목구멍에 쑤셔 넣어면서 토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징징거리는 소리잖아. 이 사람은 뭐랄까, 시인 같은 거잖아." 그게 모욕이랍시고 그녀가 한 말이었다. 나는 시인을 대장에서 기생하고 있는 생물 취급을 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증 장애를 가진 아들을 둔 모린은 닉 드레이크의 음악에 깊이 공명한다. 그 깊은 공명에 모두 감명하고 "오, 빌어먹을"이라고 내뱉으며 모두 함께 휴가를 떠나기로 한다. 여기까지가 236쪽까지의 이야기. 앞으로 남은 150쪽도 계속 재밌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