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난생 처음 생태찌개(인사동 부산식당)를 먹으며, 감탄!
그러고 보면 남들 다 먹는 음식, 뒤늦게 먹은 게 제법된다.
우선 된장찌개 처음 먹은 건 90년대 후반.
이상하게 울 엄니는 된장찌개를 한 번도 안 해줬다.
당연히 청국장도 못 먹어보다가 재작년엔가 처음 먹었다. 안국역 별궁에서.
설렁탕은 대학교 입학하고 난 뒤.
밥에 깍두기 얹어먹는 맛을 이때 처음 알았다(용강동 마포옥 가고프다).
그리고 섬 출신 주제에 초밥 아니면 생선 거들떠도 안 보다가
몇 년 전부터 입에 대기 시작, 지금은 곧잘 먹는다.
예전에는 홍어와 과메기는 아마 평생 못 먹을 음식일거야 라고 했던 내가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로 변했으니.
맵고 뜨거운 것에 지금도 약한 편이긴 하지만 이제는 매운 거 곧잘 먹는다.
물론 홍초불닭류는 결코 다시 먹을 생각은 없지만
이제는 라면에 고추가루를 뿌릴 수도 있다-_-(너구리 매운맛은 여전히 두렵다)
별관심 없다가 새롭게 그 깊이를 깨달은 음식은, 평양냉면.
을밀대에서 시작하여 우래옥을 거친 지금, 한국음식 중 가장 오묘한 세계를 지닌 음식 같다.
과거에 좋아하다가 지금은 안 내키는 음식은 구운 고기들.
물론 육류를 여전히 잘 먹고 특히나 수육류(보쌈, 족발)는 좋아라 하지만
이제는 불판에 구운 삼겹살 같은 건 영 맛이 없다.
그나저나 나날이 좋아하고 꾸준히 먹어주는 건 역시 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