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열 군 이글루스 블로그 들어갔다가 오사카 여행기를 봤다.
보니 시간에 얽매이지 않게 일본에 다녀오고 싶어졌다.
느긋하게 시간을 낭비하며 일상과 여행이 뒤섞인 듯한.
끼니를 채울 때도 일행들에게 뭔가 다른 걸 먹여야 한다는 당위,
이동을 할 때 군소리 없게 동선의 낭비 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강박,
이런 거 없이 그냥 느긋하게.
*최근의 간짜장은 왜 이리 묽어졌을까.
무릇 간짜장이라 함은 짜장과 다르게 물과 전분 없이 춘장만으로 볶여
그 끈덕거리는 질감으로 먹는 것이늘, 요새 간짜장을 시키면
그냥 짜장과 면을 분리시켰다는 것 외에 별차이를 못 느끼겠다.
간짜장조차 제대로 된 것 보기가 힘들다니.
*누군가가 "국내 호러문학장르가 커지지 않는 것은
작가와 그들을 육성하려는 출판사의 의지부족 때문이다" 라고 적은 것을 봤다.
그른 얘기는 아니다. 시장에서 안 먹히는 걸 굳이 나서 육성하려는 출판사가 쉬 있겠나.
(그런 면에서 장르문학에 파고들어 열심히 책을 내고 있는 몇몇 작은 출판사들을 보면
참으로 존경스럽고, 꼭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하여 내가 다니고 있는 출판사를 비롯한
대형 출판사들을 콧대를 눌러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것이 모두 출판사의 탓이라고 말하면 업계 사람으로서,
그 못하고 있음에 뜨끔하고, 그 가시돋힌 말에 아프다.
우리도 힘들다고요, 라고 신세타령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고
알*딘 서재라든가 몇몇 카페 등지에서 내뱉는 독자들의 한마디가
솔직히 가끔은 속상하다.
"거기 출판사 종이는 질이 떨어지더군요."라든가
"표지를 이따위로 해선 안 된다."라든가
"아무개 작가 따위가 잘 팔리는 게 신기하다"라든가.
아무리 잘 봐줘도 기껏 개인적 취향에 의한 판단이고
그 양반들 역시 단순한 취향의 드러냄일테지만, 역시 업자 입장에서 가끔은 속상하다.
그럼에도 사적인 자리에서 남(의 책, 출판사) 씹는데는 절대 빠지지 않는 나지만.
*텔레비전이 맛이 가기 시작했다.
켜고 약 10분 정도 화면이 뿌옇게 번지고 난 뒤에 제 꼴을 보여준다.
이 TV를 산 게 96년도였던가, 북가좌동에서 녹번동 이사하면서
비디오 함께 산 '금성' TV.
기껏해야 아침에 뉴스, 밤늦게 스포츠하일라이트 보는 게 거진다인데 바꿔야 하나.
*작년에 <괴물>을 보고 근래까지 한 편도 안 봤다가 최근 몰아치며 보다.
<황색눈물> <스트로베리쇼트케이크> <철콘근크리트> <디센트> <다이하드4> <트랜스포머>까지.
*내가 작업한 소설 <프** 브***>, 정말 정이 안 간다.
그 급속도로 진행되어 마구잡이로 이루어진 번역과 교정.
만듦새도 엉망이고, 당연하게 나온 꼴도 엉망.
게다가 이 책은 방송사와 공동제작에, 김*사 쪽 사람들까지 얾혀 있는 사공 많은 배.
여기저기 쓸데없는 요구들과 군소리들이 어찌나 많은지.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요새 책이 조금씩 팔려나간다는 것.
아, 무섭다...
*오야지가 금일 다시 상경. 이번에는 중국에 놀러간다고.
내일 떠났다가 수요일에 돌아와, 수, 목, 금을 서울에서 보내고, 주말은 누나네가 사는 천안.
인도 패키지 같이 갔던 일행들과의 술자리부터 나름 술 계획을 알차게 세우고 있던데
문제는 그 계획 속에 나도 상시 동행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