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2008. 2. 23. 00:17
원고와 관련 자료를 넘기고 천안 누이의 집으로.

매형과 누이와 진탕 술을 마시고 떠들다 어느샌가 잠들었고

오전에는 동생 요가원에 잠깐 피해 있다가

오후에는 조카와 동네 산책.

편의점 파라솔 밑에 앉아 요구르트 두 개와 베지밀 하나, 소시지를 해치우고는

다시 메로나까지 챙기고 나서야 집에 돌아가겠다는 조카의 배는,

만 두 살의 그것이라 믿기에 다소 의심스러워지는 지경.

시댁에서 배웠다는 배추전과 새송이 버섯 숙회로 저녁을 때우고

서울행 버스에서 외딴집 하권을 읽어가다 막히는 차량 속에서 설피 잠들다.

그 사이 어느새 서울은 비에 젖어 있었고,

일박이일의 부재는 문앞에 두 개의 소포꾸러미와 신문을 포개놓고 있다.

엊그제 주문한 Sunny Day Service의 시디를 들으며 이제와 키보드를 또닥또닥.

주말에 들어서 일상으로의 복귀라니 좀 이상하지만,

그게 지금의 내 살이겠지.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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