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쯤 등에 담이 들어 잘 때도 신음을 토하다가 한의원 가서 침도 맞곤 했지만
별 차도가 없어, 이거 담이 든 게 아니라 어쩌면 하는 맘에 내과에 가봤더니
의사가 내 증세를 들으며 가소롭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역력히 드러내면서도 생색은 내겠다는 듯 청진기로 꼼지락거리고 난 뒤
단순 근육통일 가능성이 당연마땅확연명백하다며
물 많이 마시고, 마그네슘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라 하며
근육통을 푸는 처방전을 내려줘서, 약국에 갔더니 저녁에 먹는 약이 따로 있다며
그건 다소 졸릴 수 있으니 꼭 저녁에만 먹으라하여
어젯밤 저녁을 먹고 그 약을 먹었더니 졸음이 사르르 몰려와
커피를 두 잔 내려마시니 각성 효과와 약물의 수면 작용이 충돌하는 듯하여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니 몸은 바닥으로 푹 꺼지는 느낌이 들면서도 잠은 안 들고,
그러다 몽환해지며 환각과 꿈의 경계 속에서 밤새 뒤척이다가
아침에 깨어나니 근육통은 어제의 85퍼센트 아프다고 해야 할까,
15퍼센트 덜 아프다고 해야 할까 애매할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