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2008. 6. 3. 11:22
술래잡기와 숨바꼭질이 같은 문장에 나와 둘 차이가 뭐지 하고 갸웃갸웃.

설명을 보고 대충 짐작은 가는데, 어릴 때 기억을 반추해보면 별 차이 없이 썼던 것 같기도 하고.

하긴 어릴 때 바깥에서 놀았던 기억이 티미하다.

운동에는 젬병인지라 공 갖고 하는 놀이와는 멀었고,

당연히 기구를 구가해야 하는 자치기나 구슬치기도 패스였고.

그러고 보면 동네에서 지금의 왕따와 비슷한 존재였나 보다.

일본에서 건너와 한국말을 제대로 못해 이지메를 당했던 시기도 있었고,

그런데다가 동네 애들이 놀이 공간으로 썼던 공터에다가 우리 집을 지어버려 더더욱.

그렇다고 딱히 외로웠다는 기억도 없는 걸 보면 뭔가를 하며 시간을 때우긴 했을 텐데.

다소 궁상맞은 기억이라면,

초등 2년 때 오후반이라 오전을 혼자 보내야 했는데

허기를 채우려고 사루비아 꽃술을 뽑아 먹던 기억.

설마 초등 2년의 아들에게 먹을 걸 안 놔두고 출근해버릴 만큼 매정한 부모는 아니었을 테고(자신은 없지만)

아마 내 입맛에 안 맞는 뭔가를 남겨놨겠지.

그러고 보니, 그해 겨울 큰 병을 앓아 겨울 내내 바깥나들이를 전혀 못했었다.

그때 바깥 놀이에 대한 재미를 익히지 못해 히키코모리  바깥에서 논 기억이 없는 걸까나.

여튼 고다쓰에 틀어박혀 읽었던 책들은 그나마 다문다문 기억나는 걸 보면 집 안에서 지냈나 보다.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집에 처박혀 일하고 있나.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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