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에서 밖을 나서는데 일본과 크로아티아 전 킥 오프.
일본에서 거리에 파란색 옷을 떼거지로 입은 꼴은 못 봤지만
어제는 '운명의 결전 몇 시간 전'하면서 티비에서 하단 자막으로
시간까지 표시하고 있었다.
사온 책이 많아 버스를 타고 마포구청까지 나간 뒤 거기서 택시를 잡고 집으로.
집에 들어오니 동생이 친구와 축구를 보고 있다.
대충 씻고 얼른 자야지 하고 목욕탕에 들어갔더니 찌든때가 눈에 확 들어온다.
지난주 제주도 다녀오고, 또 이번주는 일본에 출장 다녀오면서
집을 방치했더니 이 꼴이다.
홈스타 뿌려서 박박 밀다 보니 시간은 12시.
일본에서 가져온 책 좀 보다가 잠들었는데 새벽에 느닷없는 함성과 발 구르는 소리.
시간을 보니 5시 반쯤 됐나.
뭔일인가 싶어 안방에 가보니 한국이 골을 넣었단다.
참나, 프랑스와의 경기가 오늘인 줄 전혀 몰랐다.
어쩔 수 없이 잠이 깨어 씻고 출근.
우리 동네 어느 구석에 사람이 모였었는지 그 시간에
지하철 역 안에 빨간옷 입은 떼거지들이 군데군데 있다.
지하철에서 권성우의 <논쟁과 상처>를 읽으며 새삼스레 남진우를 위시한
문학동네 편집위원 일당과 조선일보로 수렴되는 인간, 그리고 상황들에 대해
눈으로 글을 좇으며 머릿속에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다보니 을지로3가역.
다시 안국역까지 역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