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2006. 4. 10. 08:16
일요일 저녁의 일과, 다림질을 하기 위해 주섬주섬 옷을 꺼내다가

안 보던 남방들이 눈에 띈다.

내가 왜 이것들을 안 입고 다녔을까 의아해하며

남방 9벌을 다리고 난 뒤 옷걸이에 걸다가 깨달았다,

내가 이 옷들을 방치한 이유를.

어느 것은 손목 단추가 떨어져 있고, 다른 것은 묻어두었던 기억을 환기시킨다.

그렇다, 방치에는 다 나름의 이유와 사연이 있는 것이다.

옷이든, 사물이든, 인간관계든.

나의 방치와 방치된 나, 그것 역시 오롯한 나의 몫.


Brahms_Clarinet Trio in A minor op. 114
Leopold Wlach_clarinet
Franz Kwarda_cello
Franz Holetscheck_piano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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