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걸어가며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팔뚝을 낚아챈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회사 선배.
껄껄 웃으며 자기가 한참동안 뒤를 좇으며 나를 지켜봤는데
내가 꽤나 신기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인즉, 걸어가며 책을 보는 것도 신기한데
사람이 다가와도 책에서 시선을 안 떼고 쓱쓱 비껴가고
차 옆을 지나가는데 차문이 열리는 걸 순간적으로 싹 피하더란다.
딱히 걸어가며 책 보는 걸 남다르다고 느끼진 않았는데...
(차에서 책 못 읽는다 라고 하는 이는 종종 봤다.
나는 차에서 책 읽는 걸 즐겨한다.
특히 장거리를 움직일 때 바리바리 책을 싸들고 읽을 생각하면 기분마저 좋아진다)
여튼 이 (그이가 보기에) 신기한 능력에 대해 점심에 밥 먹으며 나왔는데
듣고 사람들의 반응인즉, 그딴 식으로 읽어 제대로 읽을 턱이 없다,
출근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한 액션이다, 책 읽는 시늉일 따름이다,
그렇게 읽는 책이 제대로 된 책이었겠냐...
이런 평가를 받으며 회사 계속 다녀야 하는 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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