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옆에 어떤 여성이 다가오더니 테이블 위에 쪽지를 내려놓는다.
어허, 또, 이것 참, 맨날, 진짜, 정말, 호호, 나도 참, 헤헤,
어디 보자,
"담배 두 개비만 파세요."
쪽지 밑으로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와 비스킷 두 개.
그래, 그럼, 그렇지.
어제는 교정지 보다가 충동적으로 야구장으로.
밖에서 일하다가 갑작스레 움직이게 되어 두산 유니폼도 못 챙기는 결례를.
내 무람없음에 머리를 조아리는 마음으로 모자 구매...라기보단 내 머리에 맞는 모자 발견!
경건하게 머리에 씌우기 위해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야겠다고 결심.
신나는 (일방적인) 타격전 끝에 점수 차가 벌어진 경기 후반,
대수비 요원으로 내야 수비진이 상당히 바뀐 상황에 1루 대수비 요원인 J모 씨가
스리아웃을 잡고 3루측 덕아웃으로 뛰어오자 맥주 네 캔에 그러저러하게 취기가 돈 내가 장난 삼아,
J모 선수의 이름을 환호하며 부르자(정작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를 힐끗 보더니 내야 지정석 그물 넘어로 공을 휙 던져준 게 희한, 엉겁결에 내 손에 쏙 들어오는 게 아닌가.
이런 별일이 호호.
작업하다 오랜만에 빈보유스리(貧乏揺すり)라는 말을 보게 되었다.
한국말로 하자면 다리 떨기.
나는 어릴 때부터 가만히 있지를 못해 비단 다리뿐만 아니라 뭔가를 노상 떨고 있던 인간인지라,
오야지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빈보유스리라며 다리 떨면 가난해진다고 곧잘 한소리를 날렸었다.
일본 위키피디아를 보니 이 빈보유스리에 대한 재밌는 얘기가 나와 있다.
우선 빈보유스리란 말이 나오게 된 연유에 대해,
#가난한 사람이 추위에 떠는 모습에서.
#고리대금업자가 가난뱅이로부터 빚을 받을 때 다리를 떠는 경우가 많아서.
#에도시대에 다리를 떨면 가난뱅이 신이 달라붙는다고 해서.
이러한 설이 있다면서 다리를 떠는 원인에 대한 각종 설을 밝혀놓았다.
#어떤 계기(다리 뒤편이 의자에 닿는다거나)로 인해 근육이 수축하여 일어나는 일련의 신장반사에 따라 다리 앞뒤 근육이 교대로 수축신장을 되풀이하기 때문에( NHK에서 유력한 설로 방송)
#오래 앉아 있으면 하반신에 피가 쏠려, 그걸 해소하기 위한 반사적으로 다리가 떨린다.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행위에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그걸 해소하기 위해 다리를 떨어 기분전환을 한다.
#다리를 떠는 사람은 대부분의 경우 뭔가에 대한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도히 섭취한 칼로리를 본능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그러면서 다리 떨기가
"이러한 스트레스로부터 뇌를 릴랙스하기 위한 도피행위의 일종이 아닌가 여겨지고 있으며"
"남성이 압도적으로 다리 떠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뇌의 구조(뇌량-좌우의 대뇌반구가 만나는 부분-의 두께)의 차이에 의한 게 아닐까"
라고 한다.
이번달이 마감이라며 여전히 200페이지나 남기고 쉼없이 쓸데없는 짓만 하고 있다...
한숨.
재채기, 기침, 가래, 콧물, 두통이 들쑥날쑥.
혹시나 조류독감이 아닌가 싶어 이이제이로 닭볶음탕을 먹었더니 그나마 좀 나아진 듯.
***
어제오늘 내내 잠에 빠져 비몽사몽하는데 오늘 아침 꾼 꿈에는,
작업한 원고 첫장을 펼쳐봤더니 내가 이런 대목을 작업했었나 하면서도 왠지 모를 낯익은 느낌.
아, 노르웨이 숲의 첫장. 어라, 그런데 화자는 여자다.
게다가 엉뚱하게도 함부르크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면세품을 사는 장면이 나오면서
구두주걱을 샀다는 대목이 나와 이상하여 원문을 살펴봤더니
구두주걱이 아니라 계란말이용 프라이팬이다.
***
전화벨이 울리며 잠이 깨 받아봤더니 모 출판사 분이 내일 찾아뵙겠다고.
정신 없이 네네 하며 끊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오늘 만나자는 얘기였나 내일 만나자는 얘기였나 아리송.
내, 내일이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