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

2008. 6. 23. 16:07

이미 애초의 마감 날짜는 한참 넘겨, 세 번째로 변통 받은 날짜였던 어제, 원고를 넘기다.

그리고 이번 주까지 넘겨주기로 약속한 책을 이제서야 붙잡는데 첫 장의 대부분은 DV의 묘사.

아버지의 DV에 반발하여 폭주족, 야쿠자 생활까지 하다가 정신 차리고

사업을 일궈내어 이제 훌륭한 삶을 영위하신다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사장님의 감동 석세스 스토리.

(그러고 보니 첫 책이 나온 B모 출판사 사장님께서도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훌륭히 출판사를 운영하고 계신다.

물론 그분은 어엿한 가정에서 건실하게 자라셨겠지만.)

어쨌든 딴 건 차치하고도 DV 장면을 옮기는 건 지독히 곤욕.

뇌수를 숟가락으로 파먹는 장면이든,

엉덩이에 우산을 꽂아 피는 장면이든,

무탈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은데(물론 실제로 그런 장면을 옮긴 적은 없지만)

DV 묘사는 질색이다.
 
(그리하여 B모 출판사에서 나올 예정인 대작 '영원의 XX'는 과연 읽게 될지 고민이다.

사실 처음 책이 나왔을 때 상권과 중권을 사서 상권 있다가 포기했었는데...)








Posted by H군

닭살

2008. 6. 20. 13:50


A는 지금도 기억한다, B와의 첫 만남을.






이야기의 전개상 전혀 무리가 없는 문장임에도,

어쩔 수 없이 닭살이 돋는다, 저런 문장을 보면.

괜히 "붉게 물든 석양 뒤로 우리의 푸르른 청춘도 그렇게 저물어갔다." 식의 문장으로 매조지 될 것 같아서.

참고로 일본말로 닭살은 도리하다(鳥肌),  한국말과 말꼴이 같다.

심심해서 일본의 지식인 격인 야후 재팬 지혜주머니에서 도리하다를 검색해보니,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그 일 하던 중에 닭살>

몇 개월 전에 그녀와 그 일을 하다가 그걸 넣을 때 통증이 있었습니다.
엄청 아픈 건 아니었는데, 따끔하면서 닭살이 돋았습니다.
안쓰러워 중간에 관두려고 하는데 그녀는 끝까지 계속하라고 했습니다.
그치만, 닭살이 돋은 걸 보고 있노라니 맘이 싹 가시고 말았습니다.
제가 문제일까요? 그게 아니면 그녀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게 좋을까요?


답변 : 너무 기분이 좋으면 닭살이 돋기도 합니다.




Posted by H군

첫 책

2008. 6. 19. 15:59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괜히 Coooooool한 척 아무 말 않고 있기가 민망해서.










Posted by H군
지난 토요일 밤 11시경 광화문에서 두산 모자에 유니폼까지 차려입은 저를 보고

손을 들어 환호해주신 여성 두 분, 죄송합니다.

그 환호의 손길이 저를 향한 것이라고는 미처 몰랐습니다.

심지어 뜬금없다는 표정에 실눈까지 짓고 말았습니다.

뒤돌아보고 나서야 두 분께서 두산 모자를 쓰고 계셨다는 걸 알았더랬습니다.

밤 12시가 지날 무렵, 저를 붙잡고 두산의 승리를 여쭤보신 남성 분께도 사과드립니다.

참으로 재치 없게도 "멋진 역전승이었어요."라고밖에 대답 못 드렸습니다.

"9회말 투아웃에 역전했더랬어요."라고 말씀드렸으면 가시는 발걸음이 얼마나 흥겨웠을까요.

토요일 밤 제 무람없음에 상처 입은 분들께 이렇게 사죄드립니다.


Posted by H군

놀이

2008. 6. 3. 11:22
술래잡기와 숨바꼭질이 같은 문장에 나와 둘 차이가 뭐지 하고 갸웃갸웃.

설명을 보고 대충 짐작은 가는데, 어릴 때 기억을 반추해보면 별 차이 없이 썼던 것 같기도 하고.

하긴 어릴 때 바깥에서 놀았던 기억이 티미하다.

운동에는 젬병인지라 공 갖고 하는 놀이와는 멀었고,

당연히 기구를 구가해야 하는 자치기나 구슬치기도 패스였고.

그러고 보면 동네에서 지금의 왕따와 비슷한 존재였나 보다.

일본에서 건너와 한국말을 제대로 못해 이지메를 당했던 시기도 있었고,

그런데다가 동네 애들이 놀이 공간으로 썼던 공터에다가 우리 집을 지어버려 더더욱.

그렇다고 딱히 외로웠다는 기억도 없는 걸 보면 뭔가를 하며 시간을 때우긴 했을 텐데.

다소 궁상맞은 기억이라면,

초등 2년 때 오후반이라 오전을 혼자 보내야 했는데

허기를 채우려고 사루비아 꽃술을 뽑아 먹던 기억.

설마 초등 2년의 아들에게 먹을 걸 안 놔두고 출근해버릴 만큼 매정한 부모는 아니었을 테고(자신은 없지만)

아마 내 입맛에 안 맞는 뭔가를 남겨놨겠지.

그러고 보니, 그해 겨울 큰 병을 앓아 겨울 내내 바깥나들이를 전혀 못했었다.

그때 바깥 놀이에 대한 재미를 익히지 못해 히키코모리  바깥에서 논 기억이 없는 걸까나.

여튼 고다쓰에 틀어박혀 읽었던 책들은 그나마 다문다문 기억나는 걸 보면 집 안에서 지냈나 보다.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집에 처박혀 일하고 있나.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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