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여 자리에 가봤더니 비가 새어 바닥이 흥건하다.
다행이라면 책상 위는 멀쩡(하지는 않다. 원체 너저분하게 어지럽혀서).
쓰레기통으로 물 받아놓고 관리실장 출근하여 이야기했더니
나랑 같이 삼층에 올라가잔다, 신발 신고 우산 들고.
가보니 배수관 두 군데가 나뭇잎과 비닐봉지로 막혀 있다.
그걸 뚫고 있노라니 비에 흥건히 젖을 수밖에.
11시에 회사에서 미팅, 3시에 청담동에서 미팅이 있는데 말이다.
동료 한 사람이 천장에서 쓰레기통으로 물이 텀벙텀벙 떨어지는 걸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간절함을 담아 얘기한다.
"정전이나 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