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살겸 가끔 오는 모대학 근처 카페.
대학 근방이다 보니 손님들의 대다수는 대학생들.
테이블 사이 간격이 그닥 좁다할 수는 없는데
이상하게 대화 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대개가 이른바 선배님들.
후배를 앉혀놓고 뭔가 일장연설.
그리고 가끔 후배님의 감탄사 섞인 맞장구.
흘려들어야지, 흘려들어야지 하면서도 결국에는 귓속에 떡하니 들어앉고는
목소리가 변조하여 내게 고한다.
"쪽팔리지? 근데 너도 저랬어."
(지금은? 안 그럴거라 믿고 싶지만 자신은 없다-_-)
그래도 홍정욱의 <7막 7장 그후>를 읽고 연설을 늘어놓지는 않았다고!
웅변해보지만 이 연사의 손짓은 손가락 놀림에 그치고 만다.
그나저나 이 카페, 대학 다닐 때는 세미나 하러나 아주 가끔 왔던 곳인데,
여기 커피가 그리 명성 있는 데인지 잘 몰랐다.
지금도 안다 할 수는 없지만, 집에서 졸래졸래 핸드드립을 만들어 먹게 되면서
여기 핸드드립이 얼마나 맛있는지 새삼 감탄하고 있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