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2008. 3. 24. 18:29

모래바람조차 일지 않는 황량한 벌판에서 만연히 읊조리는 기도.

그곳엔 구원도 없고, 당연히 신도 부재한다. 아니,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을 독백.

그래서 문장은 한없이 살풍경해야 하리라.



그러기 위해, 면도를 안 하면 될까. 쳇.

Posted by H군

패스

2008. 3. 24. 10:42
두 번째 원고 넘기다.

이번에는 마감이 다소 티미하게 잡혀 있어 예의 비공을 꺼내들 필요는 없었지만,

생각보다는 이상하리 만치 늘어진 느낌.

사실 작년 여름에 이미 반절을 끝내놓아 금세 마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해놓은 반절의 확인하다가 그 어이없는 꼬라지에 화들짝하여

뜯어고치며 늘어지다가 결국 오늘 오전에서야 종료.

2월에 보낸 원고는 그쪽 홈페이지에서 눈동냥하니 이제 슬슬 작업을 시작하는 눈치.

다음 책 마감은 5월말.

과연 4월에 5박 6일간 맘 편하게 일본을 다녀올 수 있을려나...

Posted by H군

해지

2008. 3. 17. 10:22

며칠 전 통장 잔고를 확인하다가 휘둥그레지는 눈.

당장의 카드결제도, 공과세 납부에도 턱없는 잔고.

하여, 마이너스 22%에 이르는 일본 펀드를 해지.

다행이랄까, 무망하다 할까, 인터넷으로 바로 해지 가능.

(그러나 이체는 며칠 후라고-_-)

그래, 이런 게 프리의 삶이겠지 호호.

Posted by H군

2008. 3. 12. 13:38

2주 전쯤 등에 담이 들어 잘 때도 신음을 토하다가 한의원 가서 침도 맞곤 했지만

별 차도가 없어, 이거 담이 든 게 아니라 어쩌면 하는 맘에 내과에 가봤더니

의사가 내 증세를 들으며 가소롭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역력히 드러내면서도 생색은 내겠다는 듯 청진기로 꼼지락거리고 난 뒤

단순 근육통일 가능성이 당연마땅확연명백하다며

물 많이 마시고, 마그네슘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라 하며

근육통을 푸는 처방전을 내려줘서, 약국에 갔더니 저녁에 먹는 약이 따로 있다며

그건 다소 졸릴 수 있으니 꼭 저녁에만 먹으라하여

어젯밤 저녁을 먹고 그 약을 먹었더니 졸음이 사르르 몰려와

커피를 두 잔 내려마시니 각성 효과와 약물의 수면 작용이 충돌하는 듯하여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니 몸은 바닥으로 푹 꺼지는 느낌이 들면서도 잠은 안 들고,

그러다 몽환해지며 환각과 꿈의 경계 속에서 밤새 뒤척이다가

아침에 깨어나니 근육통은 어제의 85퍼센트 아프다고 해야 할까,

15퍼센트 덜 아프다고 해야 할까 애매할 따름.

Posted by H군

독서

2008. 3. 6. 09:37

바티스타 팀의 영광
나이팅게일의 침묵
가이도 다케루/권일영/예담
광 몇 장에 고도리패에 쌍피까지 쥐고 고스톱판에 등장한 신참꾼이라고 할까.
쥔 패가 많으니 내놓을 것도 많고, 먹어가는 패도 그럴싸하다.
다만 내놓는 순서, 먹는 순서는 거칠다.
이해 안 되는 내용을 굳이 이해하려 애쓰지 않는 나로서는 더더욱 빨리 읽히는,
그리하여 순전한 엔터테인먼트로써는 꽤나 만족스러운.



외딴집
미야베 미야키/김소연/북스피어
누선의 맥을 정교하게 짚어가면서도 구성의 인위성을 드러내지 않는,
흔하디 흔한 말로 천의무봉의 솜씨.



전전転々
후지타 요시나가/신초샤
사채 빚에 쫓기는 대학생에게 자기와 산책 여행을 떠나면 백만 엔을 주겠다는 험상궃은 외모의 아저씨.
이 기묘한 콤비가 도쿄를 어슬렁거리며 벌어지는 해프닝, 그리고 소소한 미스터리.
이렇게만 따지면 제법 흥미가 생기고, 오다 조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어 호평을 들었다는 얘기까지 얹어지면
꽤나 구미가 당긴다(사실 이 영화화 때문에 이 책이 소개된 셈).
이 흥미와 구미로 읽고 나서, 아마도 영화화가 꽤 재밌을 거라는 데 과감히 한 표 던진다.
발로 쓰지 못하고 머리로만 끄적인 소설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모야마 비트 드라이브 桃山ビート・トライブ
아마노 스마키/슈에이샤
제20회 스바루 신인상 수상작.
이 책 역시 캐릭터와 설정으로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를 쟁취한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에 천재적 댄서와 하드한 샤미센 연주자,
천부적 리듬의 생득자인 흑인의 북, 그리고 피리 연주자까지. 이 네 명이 모여 이른바 밴드 결성!
이대로 쭉 돌진해주면 그 나름의 재미가 있으려면, 네 명의 청춘남녀는 격랑의 시대에 휘말리며
이야기는 애상조로 빠져든다. 이게 좋다할 이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철없는 나로선 좀더 종횡무진 질주해줬으면 하는 아쉬움.



나선 계단의 앨리스
가노 도모코/장세연/손안의 책
Zoo
오츠 이치/김수현/황매
찜질방에서 읽은 책들.
불가마에 들어가 단편 하나를 읽고, 나와 땀을 식히며 다시 한 편 읽고.
어떤 면에선 정서상 대척점의 선 두 권의 책으로
각각의 세계에서 어느 일가를 이룬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가노 도모코의 이 책은 밑바닥의 서늘함 같은 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
오츠 이치는 편차를 줄이고 좀더 궁리가 가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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