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팬들은 정말 열정적이다"라고 스위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신문 <Blick>의 스포츠 에디터 산드로 캄파그나 씨가 말했다.
그는 "악마 뿔을 달고 있는 한국여자 응원단은 정말 아름답다.
하지만 그들이 축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스포츠2.0> '존 듀어든의 월드컵 기행' 중
아무리 공평무사하게 이야기하려한들 위 말을 하는 사람이나 인용한 사람이나
그 안에는 냉소 또는 비아냥이 섞여 있는 듯하다.
국내리그 경기에는 그토록 무관심하면서 국가대표 경기에는 그토록 열광
(맞춤한 단어인지 자신할 수 없다)하는 그들이 축구기자로서 의아할 뿐더러
골이 들어가냐 마는냐에 기준한 관전법(이라고 하는 것도 조금 애매하지만)이
다소 못마땅할 터.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짓이 놀이이고 그곳이 놀이터인데 어쩌겠는가.
그러니 그들이 그렇게 놀게 냅두자.
그것이 그들의 집단적 취향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바라건대, 그들이 "대~한민국"이라 호명할 때 그들의 놀이터, 그 안의
그 사람들로 국한해주기를.
임산부의 배에 대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족속들과 그들을 같은 무리는 아니리라.
그럼에도 바라건대, 그들의 "대~한민국"과 나의 "대한민국"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해주기를.
축구를 좋아하지 않을 나의 권리를, 월드컵에 열광하지 않을 나의 삐딱함도
하나의 취향이라고.
"대~한민국"과 토고의 경기에서 토고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었던
내 비겁함은 비웃되,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