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누이와 매형, 조카가 집에 오다.
아기가 그 먼지 찌든 우리집에 온다길래 누이가 집 좀 치워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였으나
바로 밑 동생이라는 인간(나)은 금요일에 술 진탕 마시고 집에 들어오니
토요일 아침 5시. 책 좀 보다가 7시쯤 잠들어버렸다.
그래도 동생과 동생 여자친구가 금요일에 미리 쓸고 닦았단다.
다행한 일이다.
10시 좀 지나 들어오는 기척에 일어나 인사를 하고
애기 사진 몇 장 찍어주고 저녁 술상을 위해 조촐하게 시장을 보고 온 뒤
밤샘근무를 한 매형과 역시 밤샘음주를 한 나는 다시 취침.
세 시경 일어나 목욕을 다녀 온 뒤
윗층에 사는 사촌누이도 오라고 하여 누나가 가져온 전복으로 죽을 끓여
먹으며 맥주 한 잔.
조카는 간간이 울고, 목욕도 하고 엄마 젖도 먹는다.
다음날 아침, 몇 주만인지 모르게 일요일 아침상을 차리고
(고구마 된장국, 감자계란오이 샐러드, 어묵볶음, 호박전)
제임스 시겔의 <탈선>을 마저 다 읽고
붐붐과 <짝패>를 보러가기 전에 간만에 운동을 함 셈으로
누이 식구를 두고 집을 나서다.
한 시간 반 가량 트레드밀을 타고 신촌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가는데 붐붐이 전화 와 약속이 취소.
불광문고에 들러 <GQ> 6월호와 <스포츠2.0> 창간호를 사고 집에 들어가는데
집 열쇠를 안 챙기고 왔다.
동생이 들어오기까지 집밖 벤치에 앉아 담배 반 갑을 없애며 잡지를 거진다 보다.
라면을 하나 끓여 먹으며 일요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돌려보다가
인터넷에 들어가 옷 두 벌을 사고
다시 개그콘서트까지 마저 보고 침대에 들어가 <라면 요리왕>을 보다가 잠들다.
0시, 1시, 3시, 4시, 5시 사이사이 깨고 잠들기를 되풀이하다가
6시에 일어나 오늘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