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에서 몸을 앞으로 숙이는 동작, 이른바 전굴을 할 때 곧잘 드는 생각.
예를 들어 무릎끓은 자세로 앞으로 숙여 정수리를 바닥에 대라는 동작이라 하면,
가슴과 무릎 사이에 끼인 앞배의 고통은 차치하더라도,
나름대로 머리를 천천히 내린다고 해도 결국 이놈의 무거운 머리통의 무게를 못 이겨 바닥에 쿵 찢고 만다.
그걸 또 다시 들어올리라는 말에 낑낑 목과 등근육에 안간힘을 쓰며 올려보지만 쉬울 리가 없을 터.
그러니 라푼젤이 아무리 머리카락을 길렀다고 한들 높은 탑에서 왕자를 끌어올리려면
얼마나 목 근육을 단련해야 했을까.
굳이 달인의 경지까지 이르겠다는 건 아니지만
과연 요가의 신묘한 능력이 내 머리통을 지면에 살포시 내려놓아주는 경지까지 이르게 해줄까.
요원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