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

2006. 4. 17. 09:21
붐붐 블로그 The Sea and Cake "Jacking the Ball" 에 트랙백



Beethoven_Violin Sonata No. 4 in A minor op. 23
David Oistrakh_violin
Lev Oborin_piano


베토벤은 '봄'으로 알려진 바이올린 소나타 5번과 이 곡 4번을 동시에 작곡했다고 한다.

그 분위기는 사뭇 달라서 넘치는 생동감으로 훗날 '봄'이라는 부제를 얻은 5번과 달리

4번은 음울하다고 할까, 그 정조가 어둡다.

이렇게 상이한 형상들이 포개져 마음의 무늬를 이루는 것이겠지.

5번의 익숙한, 또는 강요하는 듯한 명랑함보다는

4번의 의도적인 한숨이 조금 더 끌리는 것도

내 마음의 무늬의 한 형상이다.



에잇, (붐붐 말대로) 닥치고 음악이나...

Posted by H군

편견

2006. 4. 14. 08:20

얼마 전부터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주제에 벌써부터 멋대로 편견을 지니고

그 음악가들에 대해 상상을 한다.






우선 브람스는 80년대 가요 같다는 느낌.

그 익숙한 멜로디에 정겹다가도 때로는 구린 맛이 난다.





모차르트는 비틀즈?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의 편차 속에서 힐끗 고개 내미는 명랑함이라고 할까.






베토벤은 아이언메이든*(메탈그룹 말고 그 중세 고문 기계).

그 꽉 조이는 조밀함에 때로 전율이 일고 때로 지치다.



슈베르트는 말 그대로 노래.

어떤 곡에서든 입으로 따라 부르게끔 하는 멜로디가 포착된다.



Schubert_Arpeggione Sonata in A minor D. 821
Maurice Gendron_cello
Jean Francaix_piano

*가장 좋아하는 곡 하나만 고르라면 지금까지는 이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일 듯.

위에도 썼지만 장드롱의 첼로에 맞춰 흥얼거리며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Posted by H군

과외

2006. 4. 13. 09:26

바에서 잡담을 나누던 중,


나 : 요새는 왜 그런지 브람스가 너무 좋아요.

형 : 봄인데? 브람스는 가을에 제일 좋은데 말이야.

나: 그런가요? 저도 브람스 잘 안 들었는데 이상하게 요새 브람스가 잘 들리더라고요.
    특히 클라리넷 트리오랑 퀸텟.

형: 흐흐. 그건 브람스라서가 아니라 목관악기라서 그래.
    봄엔, 목관악기가 아주 좋거든.



어쩐지, 이전까지 브람스는 바이올린 소나타 말고는 그닥 안 듣다가

최근 클라리넷 트리오와 퀸텟을 아주 기분좋게 듣고 있었는데, 이유는 그런 것이었다.

형과 아주 가끔 클래식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식으로  들을 방향을 잡아주고

애매했던 부분을 풀어주곤 한다.

이런 게 바로 원포인트 레슨이고, 족집게 과외라는 걸까^^



Brahms_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 115
Leopold Wlach_clarinet
Wiener Konzerthaus Quartet


   

Posted by H군

만화

2006. 4. 12. 18:59



만화 원고를 진행하고 있노라니, 공으로 일한다는 기분.

웹 연재분이랑 비교한다며 컴퓨터에 만화를 띄워놓고 보다가

내친 김에, 다른 연재물까지 본다.

뭐라한다면 참고한다 하면 될테니.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역시나 피곤해지겠지만.

Posted by H군

냉면

2006. 4. 11. 18:36
냉면 4대천왕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평양면옥에 다녀오다

(여기에서는 의정부 평양면옥을 꼽고 있는데 내가 간 곳은 장충동 평양면옥).

점심에 외부 기획사 사람과 만날 일이 있었는데 부러 장충동으로 약속을 잡아

평양면옥에서 물냉과 또다른 별미라고 소문난 만두까지.

















처음 국물을 들이 마신 맛은, 어떤 이가 언급한 말을 따르자면 '밍밍한 소금물'맛이다.

그렇다고 식초와 겨자(또는 설탕)로 맛을 더하는 건 반칙인 것 같아서 그대로 먹는다.

먹다보니 나름 적응은 되는데 이걸 어떤 맛이라고 해야할지 애매하다.

면발은 꽤 맛있다. 가위 필요없이 잘 끊기면서도 적당한 탄력으로 잘 넘어간다.

만두도 역시 아주 슴슴한 맛.

김치 속을 넣지 않았고, 다른 향이 강한 야채도 없는 듯.

으깬 두부의 고소한 맛이라고 할까.

10번은 가야 그 맛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데, 과연 10번을 가게 될는지.

을밀대도 당장 먹을 때는 몰라도 뒤돌아서니 그 맛이 땡긴다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뒤돌아선지 6시간이 지난 지금 땡기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4대 천왕 중 우래옥만 남았다. 기다려랏, 우래옥!





Posted by H군

피식

2006. 4. 10. 19:22
뉴스 보다가 피식.

이명박, "잘 결심했어요"

이명박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 오세훈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서울시정에서 환경, 문화가 중요하다"

거참, 농담도...
Posted by H군

봉창

2006. 4. 10. 19:04

회사 들어오고 생짜 원고부터 진행하여 출간까지 봤던 다이어트책.

건강서는 처음 해보는지라 계속 헤맸고, 보도자료랑 표지문안, 광고문안 뽑으면서도

당최 감을 못 잡아 고생했는데 여튼 책은 나왔고 팔아보겠다고 이것저것 이벤트를 걸었다.

그 이벤트 상품 중에 제일 그럴싸했던 건

저자가 근무하는 비만클리닉 3개월 진료권(10명분)이었는데,

이벤트 끝나 당첨자에게 통보하기 직전 저자에게 진료권을 어떻게 받을까 전화했더니...

"내가 언제 10명 주기로 했냐, 나는 2명밖에 못 준다"

허걱.

이 무슨 자다 봉창 뚫는 소리.

처음에 6명분 주겠다고 했다가 출간 전에 10명까지 책임지마 라고  한 양반이

이제와서 책이 생각보다 안 나가니까

(애시당초 10만 권 운운하며 헛소리할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딴소리 한다.

오후 내내 이 껀 뒷처리하다가 겨우겨우 땜빵을 해놓았다.

옆자리 앉은 과장이 메신저로 말을 한다.

"**씨, 이 저자는 사장님 라인으로 들어온 거니까 저자와 통화할 때 화난 거 티내지 말고

점잖게 잘 말씀드려서 해결해야 해요."

"아시잖아요. 제가 화낼 줄도 모르는 **씨라는 거."

그렇다. 이 상황에서도 저자에게 험한 소리 한 번 못하고 일은 끝났다, 제기랄.

Posted by H군

방치

2006. 4. 10. 08:16
일요일 저녁의 일과, 다림질을 하기 위해 주섬주섬 옷을 꺼내다가

안 보던 남방들이 눈에 띈다.

내가 왜 이것들을 안 입고 다녔을까 의아해하며

남방 9벌을 다리고 난 뒤 옷걸이에 걸다가 깨달았다,

내가 이 옷들을 방치한 이유를.

어느 것은 손목 단추가 떨어져 있고, 다른 것은 묻어두었던 기억을 환기시킨다.

그렇다, 방치에는 다 나름의 이유와 사연이 있는 것이다.

옷이든, 사물이든, 인간관계든.

나의 방치와 방치된 나, 그것 역시 오롯한 나의 몫.


Brahms_Clarinet Trio in A minor op. 114
Leopold Wlach_clarinet
Franz Kwarda_cello
Franz Holetscheck_piano
Posted by H군

대충요리

2006. 4. 7. 14:31

앤서니 보뎅의 <키친 컨피덴셜>을 읽다가 요리를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런 맘을 품은 김에

예전에 만들었던 메차쿠차 음식들 재공개.

가장 자주 해먹는 카레.

첫번째 카레는 밀가루로 루를 만들고, 꿀과 요구르트, 후추를 가미하여

진득거리면서 달콤하고 매운 맛을 강조

두번째 카레는 닭고기로 육수를 내서 심플하게 만든 치킨 카레.


가장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면.

모밀을 삶아 매운 양념장을 만들고 거기에 냉장고에 있는 갖가지 것들

-굴, 오이, 김치, 계란 등등을 섞으면 끝.

스파게티도 곧잘 해먹는 음식.

다른 건 못 만들고 토마토 소스로만 만든다. 가지 넣는 걸 좋아한다.

리조또. 계속 쌀을 저어야 하는데 조개가 입을 안 열어 고생한 기억.


가지와 토마토를 좋아해서 이렇게 구워 먹기도 한다.


연두부를 쓰는 것보다 그냥 각두부를 손으로 부셔넣은 순두부찌개를 좋아한다.

김치찜. 간단히 멸치 다시마 육수에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고 꿀과 뭔가를 넣어

끓이면 끝.

돼지고기에 콩나물, 무청을 넣고 볶아 만든 제육볶음.


닭고기 감자 조림.

닭고기와 작은 감자를 간장과 콜라에 끓이면 끝.

포인트는 감자에 각을 주는 것.



집에 친구들 놀러왔을 때 만들었던 깐풍기(위)와 버섯 탕수(아래).

그저 그랬다.


닭칼국수와 모밀 소면.

백수일 때 집에서 면을 뽑아 만들었다.



역시 백수일 때 만든 만두.

위는 시판 만두피, 아래는 손으로 밀어 만든 만든 피.

Posted by H군

활자중독

2006. 4. 5. 16:33

활자중독 테스트


1. 화장실에 갈 때는 아무리 급해도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꼭 챙긴다.
= 예. 집에선 당연하고 가방에 화장실 가서 읽을거리가 따로 준비해두는 경우도 있다.


2. 피치 못해 화장실에 읽을거리를 챙겨가지 못했을 때는, 볼 일을 보면서 주변에 보이는 활자들을 꼼꼼이 읽는다.
=예. 혹시나 못 챙기면 화장실 주변 락스를 읽든가 지갑을 꺼내 명함이라도 읽는다


3. 친척들이 사는 시골에 내려갔을 때 마땅히 읽을 게 없어 "축산신문" 이나 농약 사용설명서를 20분 이상 읽어본 적이 있다.
= 예. 가장 재미있는 건 농기계 매뉴얼 같은 것.


4. 신문을 광고(와 신문 사이에 끼여있는 광고지)와 주식시세를 포함해서 1면부터 끝까지 다 읽어본 적이 있다.
= 예. 그래도 주식시세는 어지간하면 안 본다. 마트 광고지는 종종 읽지만...


5. 대형서점에 한 번 가면 평균 3시간 이상 서 있는다.
= 아니오. 한군데 오래 있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교보에서 영풍, 그리고 반디 순으로 3시간 보낼 수는 있을지도.


6. 책 냄새를 좋아하고 5가지 이상의 책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 아니오. 참나, 5명의 여자 냄새도 구분 못한다.


7.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때는 주로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읽는다.
= 예. 이제는 걸어가면서도 어느 정도 능숙히 읽을 수 있다.


8. 집을 떠나게 되면 (예:피서갈 때, MT갈 때) 꼭 책이나 잡지 한 권 이상을 가방에 챙긴다.
= 예. 우등버스나 기차 등 제법 오래 앉아 가면 괜히 설렌다. 그 시간에 책을 여러 권 읽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참에 일요신문이나 주간야구 등 평소 안 보던 잡지도 보게 된다.


9. 책값이 비싸서 망설여본 적이 없다. 책값은 아무리 비싸도 아깝지 않다.
= 아니오. 비싼 책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한다. 비싸다는 건 용지값이고 그림값인데 나는 그냥 활자로 된 이야기면 족하다.


10. 나는 서핑 중독 증세도 있다.
= 아니오. 다만 백수 시절에 컴퓨터 앞에서 별일 없이 하루종일 앉아본 적은 있다.


11. 하지만 채팅보다는 주로 눈팅을 선호한다.
= 예. 전화통화도 그닥 안 좋아하고 채팅 길어지는 것도 피곤하다.


12. 책을 도저히 놓을 수 없어 약속시간에 늦을 때가 종종 있다.
= 아니오. 약속은 어지간하면 칼이다. 다만 그 약속 때문에 책을 못 읽어 안타까워하는 적은 제법 있다.


13.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 예. 수업시간에 딴 책 안 읽으면 대체 뭘 하는가!


14.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알고 지냈다. (단, 학교 도서관이 없었던, 또는 사서 선생님이 없었던 불행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은 공공 도서관 사서나 서점 주인도 됨.)
= 예. 일본에서 소학교 1학년 때는 사서 선생님이 유일하게 6학년 책을 빌려 읽게 해줬다.


15. 맞춤법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찌개"를 "찌게" 라고 쓴 식당에 들어가면 불편해진다.)
= 아니오. 내가 쓰는 것에는 민감하게 굴다가도 결국 틀리고 말기 때문에 남 맞춤법에는 대충 넘어간다.


16. 혼자 식사할 때는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결국 찌개는 식고 밥은 딱딱해진다.
= 예. 혼자 밥 먹을 때, 역시 만화나 잡지, 신문이 없으면 아예 안 먹는 게 낫다.


17. 밤에 불빛이 밖으로 새나가지 못하게 이불을 둘러쓰고 몰래 책을 본 적이 있다.
= 예. 어쩌다 어릴 적의 이야기지 책은 떳떳이 보고 싶다.


18. 고3 때는 집에서 나 때문에 신문을 끊었다. (논술 세대는 제외)
= 아니오. 아빠보다 먼저 신문 보다가 혼난 적은 있어도.


19. 시험 전날 딴 책을 보느라 밤을 새거나, 책을 읽느라 숙제를 못해간 적이 있다.
= 예. 중학교 때는 영웅문. 대학 때는 장길산.


20. 플랫폼에 걸린 지하철 노선도는 아무리 오래 봐도 재미있다.
= 아니오. 역시나 화장실에 읽을꺼리 없을 때가 아니라면 당최...


4개 이하 : 책 좀 읽어라 ~
5~12개 : 뭐 그럭저럭 정상 ~
13~15개 : 활자 중독
16개 이상 : 당신은 이미 요미코 리드먼



12개. 활자중독이 아니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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