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페스트

2007. 11. 28. 11:00
월요일부터 KBS 1FM 유정아의 가정음악에서

백건우가 나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연주(물론 레코딩)를 들려주고 있다.

회사에서 나지막이 틀어놓아 백건우와 나누는 대화는 알아듣기 힘들지만

연주는 쏙쏙 귀에 들려온다.

그중 어제 나왔던 17번 템페스트.

12월 10일이면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10일과 14일 예매했는데, 10일은 16, 17, 22, 23번, 14일은 30, 31, 32번. )





Beethoven_Piano Sonata No.17 in D minor Op.31 No.2 "Tempest" Allegretto
Piano_Kun-woo Paik





Posted by H군

첫눈

2007. 11. 22. 22:27
며칠 전 첫눈 왔을 때 일이다.

예비군 훈련 마치고 회사에 있다가 술약속이 깨져 밖에 나와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술 생각은 더나는데 어쩔 도리 없어 마을버스 탔더니 기사 아저씨가 우리집 올라가는 언덕을 올라갈 수 없단다.

중간에 내려 내친 김에 술과 안주거리를 사들고 눈길을 투덜투덜 걸어가는데

멀리 남녀가 부둥켜안고 있는 게 보인다, 이다지도 눈이 내리는데.

첫눈의 오라란 이런 건가 하며 그 경험치가 없는 나로선 알 수 없는 일, 하면서도 부럽기 이전에 경이로웠다.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하니 아무래도 십대 후반이나 갓 스물 무렵의 커플인 듯,

쏟아져내리는 눈 속에서도 그 풋풋함은 감출 길 없다.

졸지에 피핑 탐(peeping tom)이 됐지만 주책맞은 삼십대는 구경거리를 애써 지나치지 못한다.

다소 특이하게 여자 쪽이 등을 보이며 남자를 부등켜안았고 남자는 주차된 차에 등을 기대고 있는 형상.

커플은 첫눈의 감격을 술과 함께 했는지, 얼굴이 보이는 남자의 낯짝은 여드름이 더욱 도드라지게 불콰하다.

그런데 남자가 뭐라고 말을 하고 있다.  '엿보는 탐'은 이제 '엿듣는 탐'이 되고 말았다.

남자, 불콰한 얼굴로 말을 한다.

"씨발, 냅둬봐. 저 새끼 죽여버릴거야."

아, 여자는 남자의 싸움을 말리고 있었던 거다.

첫눈의 오라란.




*예비군 훈련 갔다가 발목을 삐끗하여 병원 갔더니 인대가 늘어났단다.

뼈가 다친 게 아니니 큰일은 아니지만 되도록 걷지 말란다.

그래서 회사도 안 가고 놀고 있다.



Posted by H군
오늘부터 목요일까지 출퇴근으로 예비군 훈련.

지난번 예비군 훈련 때에 비해 사람들이 (예비군 치고는) 의외로 조신하다.

역시 사대문 안 사람들이 차출되어 훈련받아 그런가...

Posted by H군

수능

2007. 11. 15. 14:26

오늘이 수능 날이긴 한가 보다.

어젯밤에 집에 들어올 때 보니 집 옆 고등학교 앞에 그 시간부터 응원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다.

아침에는 나팔을 불어대고 교가(일까 응원가일까)가 수십 번 제창된다.

요란한 응원소리를 뒤로 하고 출근을 하는데 시험 잘 보라며 엄마와 누이가 껴안아 키스해주는 학생,

구석에서 친구와 둘이서 담배를 피며 긴장을 제어하는 학생,

시험 준비는 모르겠지만 추위 준비는 단단히 해온 학생 등 여러 무리가 보인다.

느닷없이 그 친구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그러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다.

"나도 수능 보고 대학까지 졸업했는데 이 모양 이꼴이란다.

너무들 애쓰지 마라." 라고.




Posted by H군

どんどん

2007. 11. 12. 22:54

결국 위에 말하다.

물론 모양새이자 순번에 가까운 만류의 제스츄어가 오가다가

담달 중순까지 비공개로 하는 걸로 두고 잠정 합의.

내친 김에 집도 설득하여 이쪽도 어느 정도 무마.

다시 내친 김에 이어 일을 할 만한 양반과 통화까지.



모레면 여기와 연을 맺은 지 만 이 년.

그러고 한 달하고 보름이면 끝인 듯싶다.



Posted by H군

사람을 사귀는 데 인색할 이유는 없겠지만

어째 내 인심 주머니는 꽤나 박하다.

아마도 외가 식구를 닮은 구석이리라.

집안이 손님들로 법석거려야 흥이 나는 친가 식구들과 달리 말이다.

그래서 여기서 용감하게 고백하자면 난 별로 친구가 없다.

(비겁하게 변명하자면, 꼭 내 외모 탓만은 아니다.)

그저 지금의 사람 관계에 족하거나 겨워할  따름이다.

겨워함은 단순히 물리적 체력의 문제(어제도 마시고, 오늘도 마시고 내일도 마시고 에헤라~)라 치고

족함에 대해서는, 딱 내 인품의 크기만큼 족하고 있다.

근데 내가 내 품의 크기를 헤아리지도 못하고

인간 관계에 대해 감히 욕심을 부려본 적이 드물게 있었다.(물론 연애 말고.)

그리고 그 욕심 덕에 만난 분들이 있다.

내 욕심을 거둬 포석을 깔아 돌을 이어줬던 4dr선배가 구례로 내려가서

지리산닷컴이란 근사한 뭔가를(그렇다, 뭐라 형용하기 힘든 뭔가) 공식으로 열었다.

그 뭔가의 정체는 메일 신청하기를 통해 매일매일 겪어보기를 바란다.

그간 개인적으로 느낀 맛은 '낡은 신선함'이다.

참고로 여기서 먹은 추어탕, 육회, 육회 비빔밥, 해장국 등의 맛도 낡고 신선하게 맛있다.













Posted by H군

유구무언

2007. 11. 5. 22:40
전에 만든 책은, 그 출판사에서 만든 책 중 '가장 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책'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이번에 만든 책은 오탈자와 말도 안 되는 문장으로 리콜이 필요한 책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편집자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실 이것뿐이랴.

기획에 관여한 시리즈는 '어거지 짜깁기'에 '급조한' 시리즈라는 얘기를 들었고

아직 나오지도 않을 책에 대해 여전히 그런 '패턴'으로 표지가 나올까 우려된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이것들에 대해선 다소 변명의 말을 살짝 하고 싶기는 하지만, 변명은 변명일 따름이다.)

책 만들기가 도락조차 되지도 못하는데 무슨 편집자냐.

도락의 '道'에서 이미 이탈했다.

얼른 손 터는 게 그나마 죄를 덜 짓는 거다.

그리고 즐겁게 복수하자.^^





Posted by H군

몸살

2007. 11. 5. 20:22
이번에는 몸살 감기.

일요일 오후 11월 어느날 느닷없는 서리처럼 감기기운이 온몸을 휘감아 덮쳤고

결국 오늘까지 앓아 결근.

점심쯤 일어나 화장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니 절로 일그러지는 미소.

이러다 정신까지 일그러지겠다 싶어 간단히 샤워하고

보이차를 수십 잔 마시니 정신이 먼저 들고 몸이 뒤따라오는 듯.

그나저나 역시 앓더라도 회사 안 가는 건 살짝 달콤하다.

그래, 역시!



Posted by H군

2007. 11. 2. 07:47

그제 오야지와 보신탕에 각 소주 2병씩 마시고

집에 와서 양주 마시고 누웠다가

새벽에 두달간 네팔 가는 오야지 비행기 태워보내기 위해 공항버스 태워드리고

집에 들어와 다시 누웠다 일어나니 속이 안 좋다.

점심 굶고 있는데 계속 몰려오는 욕지기.

화장실로 뛰어가 게워봐도 나오는 건 물뿐.

이거 집에 가서 뻗어 있어야 하나 하다가 일 마쳐야 할 게 있어 겨우 퇴근시간까지 참다.

집에 가서 끼니 쑤셔넣고 누운 시간이 8시.

그리고 아침.

아, 배고파.

저녁에 술도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H군

수련

2007. 11. 1. 15:52


음양오행 초목점이라는 건데, 여튼 일에는 취미가 없단다.
해보실 분은 여기



기본정보
귀하의 이름은 이기웅이며, 음력 생년월일은 1975년 7월 20일입니다.
이기웅님의 초목비전은 수련이며, 수련에 해당하는 초목점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결과
낙천적이며 계산적.
뭐든 즐거우면 그만! 즐거운 것을 매우 좋아하는 쾌락주의자. 머리 회전과 계산이 빠르며, 돌다리를 두드려 본 뒤에도 건너지 않는 타입.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로맨티스트. 일에는 취미가 없으므로 일과 사생활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것이 좋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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