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010. 9. 15. 14:10

용재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용재 사진 블로그가 됐지만 그 짓도 한동안 못했다.

7월부터 최근까지의 용재 몇 컷.

























Posted by H군

개근

2010. 7. 12. 16:33

학교 다니며 개근상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게 은근한 자랑이랄까,

내 우악스러운 인상 안에도 콜록콜록 기침을 토하면서도 시몬, 너는 아느냐를 읊어대는

결핵 걸린 문학소년과 같은 감수성 같은 게 숨어 있다는 걸

우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증거 같은 거라고 멋대로 상상해왔다고 할까.

그런데 얼마 전 고향에 내려갔다가 집에 있는 상장들(들입니다, 네, 들이라고요, 호호호)을 훑어보다가

개근상장을 발견하고 말았다, 허걱.

그래, 생각해보면 나는 조퇴 전문가였다.

부모님 앞에서 학교는 나가고, 선생님의 허락 하에 조퇴를 하여 알아서 노는 스타일.

사실 꾀병이라 하면 또 나름 일가견이 있다. 꾀병에 설득력이 있으려면 우선 지각을 않는다고 중요하다.

이는 회사에서나 학교에서도 공히 통용된다.

'아파도 학교(회사)에는 꼭 나오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다.

지각을 않고, 심지어 일찍 나와서 관중 - 아프다고 증언해줄 사람과 그 아픔을 조퇴로 허락해줄 사람-이

등장하면서부터 꾀병을 부리기 시작하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각설, 어쨌든 개근상도 우연찮게 받았지만 학교에서 지내기는 무지 싫어했던 아빠.

(참고로 엄마는 전 학년 개근상장에, 학교를 참 좋아했단다).

용재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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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엄마아빠는 나름 합의봤다.

학교 가기 싫음, 가지 말라고.

아빠는 잔머리 굴리며 학교에서 도망쳐지만, 넌 안 그래도 된다.





Posted by H군

금연

2010. 7. 2. 12:30

담배 끊은 지 6개월이 넘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피우기 시작하여 제대하기 전까지는 하루에 최소한 두 갑씩은 꼬박꼬박 피워줬던 담배.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하루 한 갑 이하로 줄였지만

한창 피울 때는 나보다 더한 골초를 딱 두 명(대학선배 K씨와 군대 고참 L씨)밖에 못 만났을 만큼 꽤 피웠다.

술과 담배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내가, 담배를 끊은 지 6개월.

정말 난 훌륭한 아빠구나.

용재가 알아줄까.

어쨌든 나보다 더한 골초 K형도 얼른 끊으시고, 구례에 있는 사무장도 얼른 끊으시오.

우리 십 년 후쯤 다시 빡빡 피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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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군

백일

2010. 6. 1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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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가 오늘로 백일을 맞이했습니다.

육고기 살 돈이 없어 멸치 다시에 표고버섯으로 국물 내 미역국을 끓였고

백미가 없어 먹던 현미밥을 펐고

없는 살림을 쥐어짜서 백설기를 맞췄습니다.

스튜디오는 언감생심이라 집에 있는 카메라, 삼각대에 얹고 셀프타이머로 백일 사진 찍었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행복합니다.



계좌번호 신한은행 37213...








Posted by H군

뒤집기

2010. 6. 6. 13:10




용재의 (반강제) 뒤집기 시도.

며칠 전부터 몸뚱이를 오른쪽으로 휙 꺾어 낑낑거리기에 슬쩍 밀어줬더니 저런 식으로 몸을 뒤집는다.

물론 한 번 뒤집은 후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거북이적 한계로 인해 얼마 후 다시 낑낑거린다.

저렇게 뒤집은 상태에서 발바닥을 받쳐주면 앞으로도 전진한다ㅎ


Posted by H군

금자둥이

2010. 5. 27. 20:52

세상은 광란을 떨고, 두산 선발진은 두들겨 맞고, 애비는 일을 방치했고, 통장의 잔고는 비어가지만,

용재는 크고 있다. 무사히.


























Posted by H군

오수

2010. 5. 2. 15:09


한가로운 주말 오후, 오수를 즐겨 Boa요.



Posted by H군

세 번째

2010. 4. 21. 16:12
올해 세 번째 책.




이번에는 다행히 후기가 없다.

(트위터에도 썼지만) 쓰고픈 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이런 말.

"내가 다녔던 대학은 이 소설에 나오는 허섭스레기 못지 않은 빵구똥구들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이를 작가가 우행록이라 불렀다면 한국에서는 고소영이라 부른다."

참 거지 같은 학교였고 지금의 욕됨이 비단 재학생, 졸업생 개개인의 품성에만 기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하나를 뭉뚱그렸을 때 생겨나는 그 학교의 학풍이 그리 만드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이 정말 지독히 싫었다.







Posted by H군

졸려

2010. 4. 8. 17:18



이때만 해도 밤에 그리 칭얼대지 않았었다.





바동거리기는 해도 곱게 자는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 사흘간 밤새 칭얼거리는 용재 덕분에 아빠는 넉다운.




아빠도 졸리고 용재도 졸리다.

하여 용재는 엄마에게 응징을 당했다.




Posted by H군

목욕

2010. 3. 24. 17:18

우리 집의 가풍이랄까, 부자가 만나면 거의 항상 목욕탕을 간다.
어릴 때부터 사우나에 끌려가, 신문을 펼쳐놓고 제목 한자를 다 읽어야 사우나에서 풀려났었는데
내게 숨겨진 M성향인지 열렬한 사우나 마니아가 돼버린 나.
용재는 어떨까.
같이 목욕탕 갈 생각하면 쓱 미소가 배어져나오긴 한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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