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2009. 5. 22. 10:59

파주에 이사온 지 근 한 달.

물론 제주에서 열흘 가까이 보냈기에 정확히 한 달이라 계량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나는 지난 달 이맘때쯤 서울을 떠났고,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둔중해진 몸뚱이는 여전하고 이따금의 무릎 통증도 변함없지만, 그리고 노트북을 두드려야 삶을 건사하다는 점도 그대로지만,

하루를 영위하는 구체의 조각들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을 대체로 집에서 해결을 하고(저녁에는 치킨을 시켜 맥주를 마시며 야구를 보는 경우도 잦긴 하지만)

그러기 위해 가스레인지를 켜고 칼질을 하는 빈도가 늘었다.

물론 그 빈도를 줄이기 위해 대개의 요리는 대량화와 보존성을 염두에 두어 이루어진다.

식단의 유기성인지, 유기성이라는 환상으로 채우는 자위인지는 모르겠지만,

식재료를 간단히 구하기 힘든 환경적 조건으로 인해 한살림을 통해 식재료를 받아 먹고도 있다.

여전히 하루의 최대 낙이 프로야구 시청이라는 측면에서 월요일과 비 오는 날에 대한 증오는 온전하기 그지없는 가운데,

케이블이 들어오지 않아 스카이라이프를 달았는데 Xports가 나오지 않아, 투덜거리고 있다.

아침 6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매형이 인터뷰한다는 누이의 문자 메시지에 일어나, 내다본 창밖은 화창하다.

오늘은, 야구를 하겠구나.

오후에는 어제 한살림에서 받은 브로컬리와 감자, 당근, 오이를
 
대량화와 보존성을 염두에 두고 가스레인지를 켜고 칼질을 해야 한다.

내일은 일주일 만에 서울로 나가, 곰다방에 들러 원두를 사고 찜질방에나 다녀올까 한다.

아마, 지난번에도 그랬듯이 서울로 나가면 곧 파주로 돌아오고파 할 듯하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출국의 욕망은 잠잠하다.







Posted by H군

제주

2009. 4. 30. 22:43

월요일에 제주에 내려와 5월 6일 올라갈 예정입니다.

보는 분들마다 날리는, 왜 이리 살쪘냐는 말과는 별 상관없이

오마니께서는 마당에서 키운 상추, 치커리, 고추 등의 채소만 밥상에 올립니다.

아, 특이한 음식으로 소 골수와 뇌를 먹었습니다.

하긴 모 중국집에서는 우신도 먹었더랬으니 골수와 뇌 정도야.

이번에는 "전복 따위" 이런 소리 않고 올라가렵니다.

파주에서 뵈어요.






Posted by H군

파주

2009. 4. 22. 08:42


파주로 이사 완료.

이사라고 해도 업체 분들이 알아서 해주시니 할일은 거의 없다.

이사 맞춰 올라온 오마니는 멀거니 서거나 앉아, 업체 분 솜씨에 그저 감탄만.

(오마니 왈 "나한테 백만 원 정도 저렇게는 못해야.")

잡다한 가구들에 안 쓰는 물건들까지 버리고, 좀 더 크고 수납공간이 많은 집에 들어오니 한층 트인 느낌.

비록, 교정지를 새빨갛게 물든 교정자가 내 번역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하다가

묵은 원한까지 끄집어내며 종국에 칼부림까지 하는 끔찍한 꿈으로 이사 첫날 밤을 보냈지만, 뭐 나쁘지 않다.

파주로 놀러오세요.

(교통은 다소 불편합니다만)



Posted by H군

이사 준비

2009. 4. 13. 11:50




이사 준비 중이다.

이사 예정일은 다음주 20일 월요일.

우선 필요 없는 책들(대부분은 도서대여점 등지에서 구입한 만화책 그리고 교재류, 정나미 떨어진 책들)을 700권 정도 버렸다.

위의 사진 속 박스는 모두 만화책(대충  1500권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기부용으로 4박스 정도 책을 정리해놓았는데, 문 선배, 조만간 보내겠습니다-_-

일반 책들도 박스에 정리하려는 마음에 원서랑 국내 저작물 등을 챙기다가 그냥 포기.

이사 센터에서 넣어주는 대로 가져가서 나중에 다시 정리할 계획

(....이런 맘으로 지난번에 이곳으로 이사했다가 몇 달간 박스를 방치를 했었지만....).


그럼, 이사한 곳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꾸벅.






Posted by H군




새로 나온 책.

아래는 후기
 
쓰기 싫어 인용문으로 대충 때운 흔적이 너무나 역력하다.


Posted by H군
포스팅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블로그를 덮든, 엎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어쨌든 근황만이라도.

*4일간의 예비군 훈련 기간 중 마지막 날 못 나가고 사흘 출퇴근.
올해부터 예비군 훈련 빡세진다고 기사까지 떴던데 여느 예비군 훈련과 대동소이했다.
이제 올해 2박3일 동원 한 번과 8시간 추가교육이면 대충 끝난 건가, 휴.

*굳이 꼽을 이유는 없지만 예비군 훈련 기간 내 성과라면 꽤 재밌는 책 두 권 읽었다는 정도.
 <달려라, 다카하시> 를 키득키득 읽으면서,
역시나 무라카미 류는 한국에서 상당히 오해받고 있다는 안타까움.
또 신SF물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불리는 소설은 역대 읽은 책 중 재미만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재밌었다.

*작업은 나가시마 유의 단편집을 하다가 이상하게 진도가 안 나가,
차라리 유메마쿠라 바쿠의 <신들의 정상>을 정리하고 넘기는 게 나을 것 같아 이쪽을 손대는 중.
그나저나 초반의 카투만두 묘사를 새삼 읽다보면 머릿속에 그림이 떠오르면서
그게 언제였나 싶기도 하다.

*근래 본 영화로는 <적벽대전 2>  <열대병> <워낭소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왓치맨> 정도인가.
감상평은 다음 포스트 주제로 남겨둬야지.


Posted by H군

근황

2009. 2. 18. 17:44

*어제 임플린트를 하여 최소 한 달 간 금연, 금주 상태에 놓일 예정
병원에서는 석 달이라고 하지만, 우선 한 달 버텨볼 생각. 흑.


*여친님께서 파주의 모 출판사로 전근 확정.
다리를 놓아준 B형에게 감사.


*혼다 *카요시의 책 작업하기로.
우연찮게 최근작 두 권을 요새 읽어 나름 흐뭇.
다리를 놓아주신 선생님께 감사.


*발목 삔 게 일주일 넘도록 안 낫는 중.
하여 수영도 일주일 째 못하고 있다.


*몇 개월만에 운동화 교체.








Posted by H군

夕暮れ

2009. 2. 10. 13:37

블루 하츠를 처음 알게 된 건 언제였을까, 라고 괜히 턱에 손을 얹고 고민하는 척해봐야 우스꽝스러운 제스처에 불과하다.

정확히 기억을 한다. 지금으로부터 근 15년 전(그래, 나도 이십대 아니 어쩌면 만으로 십대였을지도 모른다...)

당시 <위험한 녀석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해적판 만화에서였다.

훗날 원제가 <보더>이고 작가가 다나카 아키오라고 알게 되며, 그로부터 다시 약 십 년 후 일본 북오프에서

재회하여 기쁜 마음에 거금을 치르고 구매를 했다가 도쿄 지하철에 두고 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는 집어치우자.

또 <위험한 녀석들>의 다른 대목에서 닐 영의 라이크 어 허리케인을 격정적으로 연주하는 장면을 보고

앨범을 샀다가 그 밍숭맹숭함에 십여 년간 내팽개쳤다가 나중에야 듣게 됐다는 얘기도 불필요하다.

여튼 <위험한 녀석들>에서 블루 하츠라는 밴드에 대해 언급되는 대목을 기억해뒀다가

2003년 일본에 갔다가 간다 고서점 거리의 중고 음반점에서 블루 하츠의 베스트 앨범 한 장을 구매하게 됐고

(그 옆의 만화 서점 2층에서 에로 만화책 두 권도 구입했지만, 역시 무용한 기억이다)

굳이 내켜 듣지 않는 펑크임에도, 스무 날 정도의 일본 여행 기간 꽤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까지가 블루 하츠에 대한 얼마 전까지의 기억.

그리고 며칠 전 에이타 주연의 <보이스> 4화를 보다가 등장인물이 고등학교 시절을 추억하며

오토바이를 타고 가며 부르는 블루 하츠의 夕暮れ.

아, 맞아, 내 기억 속의 블루 하츠는 그랬다. 건강한 청춘.

쩝, 건강한 청춘이라니, 어제도 잡지 읽으며 계단 내려가다 발목 삐끗한 지금의 내 바람은 그저 건강함이다.















Posted by H군

제주3

2009. 1. 30. 13:35

그제 볼 일이 있어 제주도 집에서 시청까지 걸어가다 눈에 들어온 간판들.
울 동네의 네이밍 센스에 살짝 고개 갸웃.


할꺼 안할꺼 피시방(할래 안 할래의 제주도식 표현)
다판다(무슨 물건을 파는 가게인지는 확인 못 했다)
꺼멍고무신 미용실(검정고무신의 제주 사투리겠지. 근데 미용실과는 무슨 상관일까)
빅스위트 피시방(영어에는 무지하지만 빅스위트한 피시방이라...)
황실무도학원(건물 분위기는 글쎄...)
삼육구 단란주점(언니들과 앉아 삼육구를 하는 단란한 풍경이 떠오른다, 그 건물 이층은 삼이 노래방. 뭔 상관일까)
고고씽 단란주점(왠지 코피가 뿜어져나오는 광경이 머릿속에 번득...)
골고루 정식(그나마 납득이 가는 이름)
꿈속 단란주점(포그 필터로 비추어진 샤방샤방한 단란주점 광경)
밝은 태권도(어두운 태권도도 있단 말인가)
조자길 미용실(엄마에게 물어보니 사람 이름 맞다고 한다)


Posted by H군

제주2

2009. 1. 27. 11:00

역시 경기가 안 좋다는 걸 실감하는 설에서의 제주 생활.

예년 같으면 등심이나 안심을 내오는 친척 집에서 고기라곤 적 말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지경.

그래서 기껏 성게를 숟가락으로 떠먹는 정도에 만족해야만 했다.

(열 숟가락 정도 떠먹으니 좀 물리더라.)

저녁에는 해녀분이 캐오셨다는 소라를 무침으로 나온 음식이 나와,

몇 점 집어먹는데, 역시나 이런 음식은 숟가락으로 떠먹는 거라고 하여, 입 안에 우겨넣었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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