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을 나름 본격적으로 만들겠다는 로망이 있었다.
홍대 주변에 우후죽순 생겨나는 라멘 가게들에 대한 불만...같은 건 없다.
집에서 대충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가 궁금했고 그 시도의 결과가 아래다.
국물을 낸 과정은
돼지 등뼈(2kg), 닭발(500g)을 한 번 끓이고 버린 후 양파, 파, 마늘과 함께 4시간 정도 끓이자 아래와 같이 나왔다.
등뼈의 살은 처음 삶아낸 후 손으로 대충 뜯어냈고 닭발이 형태가 거의 사라질 때까지
물을 몇 번 부어가며 끓인 결과 꽤 농후한 국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국물을 먹고 남긴 뒤 삼십 분도 안 지나 젤로틴처럼 탱글탱글 굳었다)
이 국물에다가 미소 타레를 투입.
미소 타레는 간단하게 마늘 다진 것과 미소를 약한 불에 볶은 후 참기름을 살짝 떨어뜨렸다.
면은 생면을 따로 구입하지 않고 듀럼밀 세몰리나 계란 파스타를 이용.
시식 결과는, 맛은 나쁘지 않지만 집에서 굳이 이런 고생하며 먹을 필요가 있을까, 였다. -_-
그럼에도 다음에 다시 만든다면 보충할 사항으로,
닭 육수를 따로 내서 섞으면 더 고소한 맛을 가미할 수 있을 듯하고,
면 토렴을 확실하게 해서 뜨겁게 먹어야 하는 점(토렴을 제대로 안 해 미리 삶아놓은 면으로 식어버렸다)
또 타레를 만들 때 다진 고기와 고추 기름을 이용하면 탄탄멘적인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물 재료비만 따지면 돼지등뼈 12000원(1키로에 6000원), 닭발 2700원.
(고기들이 한살림에서 산 물건이니 시중가보다 조금 높을 수 있다)
야채 및 양념비를 더한다 하더라도 2만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최소 10인분 이상의 국물을 얻어낼 수 있다.
이렇게 따져보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라멘의 가격은 다소 과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