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을 나름 본격적으로 만들겠다는 로망이 있었다.

홍대 주변에 우후죽순 생겨나는 라멘 가게들에 대한 불만...같은 건 없다.

집에서 대충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가 궁금했고 그 시도의 결과가 아래다.




국물을 낸 과정은

돼지 등뼈(2kg), 닭발(500g)을 한 번 끓이고 버린 후 양파, 파, 마늘과 함께 4시간 정도 끓이자 아래와 같이 나왔다.





등뼈의 살은 처음 삶아낸 후 손으로 대충 뜯어냈고 닭발이 형태가 거의 사라질 때까지

물을 몇 번 부어가며 끓인 결과 꽤 농후한 국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국물을 먹고 남긴 뒤 삼십 분도 안 지나 젤로틴처럼 탱글탱글 굳었다)

이 국물에다가 미소 타레를 투입.

미소 타레는 간단하게 마늘 다진 것과 미소를 약한 불에 볶은 후 참기름을 살짝 떨어뜨렸다.

면은 생면을 따로 구입하지 않고 듀럼밀 세몰리나 계란 파스타를 이용.

시식 결과는, 맛은 나쁘지 않지만 집에서 굳이 이런 고생하며 먹을 필요가 있을까, 였다. -_-

그럼에도 다음에 다시 만든다면 보충할 사항으로,

닭 육수를 따로 내서 섞으면 더 고소한 맛을 가미할 수 있을 듯하고,

면 토렴을 확실하게 해서 뜨겁게 먹어야 하는 점(토렴을 제대로 안 해 미리 삶아놓은 면으로 식어버렸다)

또 타레를 만들 때 다진 고기와 고추 기름을 이용하면 탄탄멘적인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물 재료비만 따지면 돼지등뼈  12000원(1키로에 6000원), 닭발 2700원.

(고기들이 한살림에서 산 물건이니 시중가보다 조금 높을 수 있다)

야채 및 양념비를 더한다 하더라도 2만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최소 10인분 이상의 국물을 얻어낼 수 있다.

이렇게 따져보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라멘의 가격은 다소 과한 듯.











Posted by H군

본본

2009. 10. 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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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붐 네 집안 장남 본본이와의 한 컷.
아침에 막 깨나 어리둥절해 하는 와중에 품에 안아 놀았다.
본본의 표정이 흡사 미스터리 드라마 속의 중요한 증인 같다.
"나는 진실을 알고 있다." 이러는 듯.




Posted by H군

간식&안주

2009. 10. 6. 12:57


신혼여행 중 먹은 간식과 안주(맥주)입니다.



지브리에서 산 사탕.



에도박물관에서 사먹은 말차와 케익.


아사쿠사 ANGELUS의 크림소다와 더치커피.
일본에서 최초로 더치커피를 낸 가게라고. (지나가던 인력거꾼 왈, 데쓰카 오사무도 단골로 왔단다)



멜론빵.



호텔에서의 맥주와 안주들.
호프의 진실이니 리치 몰트니 뭐고 해도 발포주는 아니라는 걸 새삼 실감.



료칸에서의 맥주와 안주들.
프리미엄 맥주와 가을 한정 맥주.
그리고 맛탕 및 수제 아이스크림, 편의점 오뎅, 센베 등.

Posted by H군

음식들

2009. 9. 25. 10:40

 


먹는 게 남는 거다.

여행의 지론입니다.  신혼여행이라고 달라질 것 없지요. 호호.



이케부쿠로에 본점이 있는 신주쿠 돈친(屯ちん).
2007년 출장 당시 먹었던 라면 중 이케부쿠로 돈친 라멘은 가장 인상적이 라멘이었는데,
신주쿠 점의 맛은 살짝 고개 갸웃.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과거에 탄복했던 그 맛이 이 맛이었는지 자신할 수가 없었다.
아내가 맛있게 먹었으니 유감 무.







가구라자카의 벳테이 도리쟈야(別亭 鳥茶屋).
역시 2007년 출장 당시 먹었던 인상적인 오야코돈.
아내가 오야코돈, 나는 가쓰오 다타키.
오야코돈 여전히 맛있었는데 가쓰오 다타키는 살짝, 아니 꽤 비렸다.
테이블에 떡하니 추천 메뉴라고 씌어 있었는데 말이지.



아사쿠사의 1891년에 창업했다는 노포 이로가와(色川).
작은섬 누나의 추천으로 먹었는데 한국어 메뉴판도 비치해놓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번 신혼여행에 들고 간 루루부(るるぶ)에도 나와 있는 가게.




창업한 지 40여 년 됐다는 레스토랑, 긴자의 아즈마(あづま).
점심 시간에 찾아갔더니 인근 직장인들로 와글와글.
긴자답지 않은 착한 가격으로 풍족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점심 메뉴인 새우튀김이 곁들여진 오므라이스도 함께 먹었는데 사진은 깜빡.











작은섬 누나가 데려가준 고후쿠(幸福).
이 가게에 대해서는 몇 차례 블로그를 통해 언급했으니 굳이 재론할 필요는 없겠지.
아, 작은섬 누나 왈, 솔로가 누나네 가게 방문 최다라고.
영광입니다. 호호.


도쿄역 인근에서 먹은 도시락.
마루젠 서점이 위치한 빌딩 지하에서 우연히 들어간 도시락 가게였는데 적당히 당첨한 듯.
우리가 먹고 난 후 직장인들의 행렬이 금세 이어졌다.





아사쿠사의 라멘테이(ら麺亭).
멋모르고 그냥 들어간 가게였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쓰케멘도 미소가 들어간 농후한 소스와 볼륨감 있는 면발이 잘 어울렸고
일반 라멘도 32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국물이 깔끔했다.
한 번 더 들르지 않은 것이 아쉽다.













아사쿠사의 회전초밥집인 마구로비도(まぐろびと).
역시 작은섬 누나의 추천.
아, 내가 이제까지 허투루 먹은 회전초밥이 아까울 정도로 맛있었다.
하루 4끼씩만 먹지 않았더라면 더 접시를 비울 수 있었는데.




마지막날 아사쿠사에서 먹은 레스토랑 오오미야(大宮).
가게 겉에서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상당한 내력을 자랑하는 듯이 보이고,
가격도 그리 저렴하지는 않다.
우리가 먹은 것은 점심 스페셜인 파스타와 전통 메뉴라는 하야시 라이스.
대단하다 싶을 맛은 아니고 옆자리에서 소개팅을 하는 남녀가 그랬듯이
적당히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을 듯한 가게였다.



Posted by H군

인사

2009. 9. 2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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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쿠사 센소지에서 산 부적입니다.

부적에 의지해야 할 만큼 발밑이 위태롭지는 않습니다만,

무엇 하나라도 더 보태, 안산(安産)을 기원하고픈 마음은 지울 수가 없네요.

여러분의 축복 덕분에 결혼식 잘 치렀고, 신혼여행도 잘 다녀왔습니다.

(조만간 일본에서 먹은 음식도 올리겠습니다)

꾸벅.







Posted by H군

결혼

2009. 8. 3. 14:54





위 사진 속 청첩장 중 =======의 장남 기웅이 접니다.

그러니까, 2009년 9월 12일 토요일 오전 11시, 제주도 제주시 이도1동 제주 칼 호텔에서

린과 결화하는 사람이 접니다.

잘 살겠습니다, 꾸벅.




Posted by H군

양념장

2009. 6. 25. 09:40


그제 만들어, 하루 숙성시킨 후 시식해본 비빔양념장.

키위,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식초, 간장, 맛술, 참기름 등등을 투하하여, 손으로 찍어먹을 때만 해도 꽤 맛있었는데

국수와 비벼보니 단맛이 다른 맛을 살짝 가리는 느낌.

오늘 한살림에서 받을 재료들을 추가 투하하여 올여름을 날 비빔양념장을 쟁여놓는 것이 근간의 목표.

(팔도 비빔면이여, 안녕)




Posted by H군

은폐수사

2009. 6. 8. 11:37


편집자였던 (아득하게 먼 과거) 시절로 돌아가 이 책의 표지문안을 잡는다면,

"그의 재수 없음에 함부로 책장을 덮지 마라."

띠지에 나온 '독특한 캐릭터'를 풀면, 재수 없는 엘리트주의자 경찰 관료겠지.

근데 그 재수 없음을 꽤 흐뭇한 매력으로 전환시키는 솜씨가 상당히 그럴싸하다.

100여 권의 책을 내고서야 뒤늦은 주목을 받은 작가의 전작을 몇 권 읽어보면,

그 100여 권이 있어서 현재의 주목이 가능했으리라 살짝 짐작해본다.




Posted by H군

토마토

2009. 6. 4. 11:17


한살림에서 받은 토마토.

며칠 냉장고에 보관해뒀다가 오늘 아침 한 입 베어물자, 그야말로 여름의 맛.

어릴 적(그러니까 십 년 전, 아니 이십 년 전, 아니 삼십) 여름방학 때 밖에서 뛰놀다 집에 돌아오면

엄마가 냉장고에서 꺼내 손에 쥐어줬던 그 토마토....같은 식의 낭만적인 추억 따위는 없고

오후반 다니며 점심 대신 사루비아 꽃술을 쭉쭉 빨며 허기를 채웠던 음습했던 소년 시절의 기억이나 괜히 나지만

어쨌든 왠지 여름방학에 대한 아련한 감상을 시원스레 후둑 떨구는 그런 맛이었다.

여름방학이라니 언젯적이었나.

하긴 나는 매일이 방학이지만.



.

Posted by H군

근조

2009. 5. 24. 08:29
걷잡을 수 없는 헛헛함이 순간순간 급습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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