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08. 9. 12. 12:46

이곳은 제주도 시청 근처 모 커피숍.

월요일 밤에 내려온 이후 새벽 다섯 시에 기상하여 엄마를 따라 요가를 갔다가

뻐걱거리는 몸과 헤롱거리는 정신으로 방바닥에 노트북을 켜고 앉았지만 진도는 거의 나가질 않아,

오늘은 밖으로 피신.

웹서핑을 통해 시청 주변에 드립커피가 나오는데다 무선까지 되는 곳이 있는 곳을 발견하여

찾아왔는데, 커피맛은 그럭저럭이라 치더라도 결정적으로 전역 금연.

안 그래도 지난 사흘간 집에 콕 박힌 채 금연 생활을 하다 오늘 좀 피워보겠노라 나왔는데 이 무슨...

하여 조금 있다가 인근의 브랜드커피점으로 이동할 생각.

그나저나 제주도의 커피숍이란 곳에 대충 십 년만에 찾아왔는데 흘러나오는 음악은 여전하다.

물론 시대가 흘렀으니 나오는 음악은 다르지만, 그 톤이랄까 정서랄까.

굳이 말하자면 두루뭉술 이거나 저거나 다 동아기획에서 나온 듯한 음악이 거의 주조다.

지금으로부터 십수 년 전 야자가 끝나면 곧잘 찾아갔던 리퀘스트 커피숍의 유산이라고 할까나.

빌보드, 본 어게인, 우드스탁, 지금 떠올리니 고색창연했던 그 가게에서 무게 잡던 DJ 아저씨들은 뭐하고 살까.






추가

브랜드커피숍에 와서 제주도답다 싶은 점 몇 개.

우선 빙수를 먹는 손님이 엄청 많다. 테이블의 반은 빙수를 먹는 듯.

제주도 빙수하면 세숫대야, 까지는 아니더라도 냉면 그릇 크기만 한 대접에 고명을 가득가득 넣어주기로 유명한데

이곳의 그릇도 그러하다(내용물까지는 고개 들이밀고 보지는 못하여...).

또 일반 브랜드커피점과 달리 홀에 중년여성이 많다.

분위기만으로는 일반 밥집을 연상시킨다.

물론, 맛은 어느 브랜드커피숍에 가서 먹을 수 있는, 달디달아 속이 니글거리는 그 커피맛 그대로.

그리고 이건 전혀 특이하지 않는 거지만 간만에 제주도에 내려와 있으니

새삼 실감하는, 여기저기서 귀에 불쑥불쑥 꽂혀오는 제주 사투리.

"멧깨라" 이게 뭐였더라 하고 검색해보니 "매깨라"라고 나오며 "아이고머니"를 말하는 제주 사투리라고.









Posted by H군

쾌변

2008. 9. 5. 11:10

어제와 오늘 아침에 바나나와 우유를 간 걸 마셨는데....










Posted by H군

PEACE

2008. 8. 20. 18:56
"얼큰이 남성이 더 공격적"


안 그래도 내 안의 공격성이 불끈 치솟는 경우가 있어 흠칫할 때가 있다.

예컨대 A서점 모 씨의 서재를 무심코 볼 때라든가.

하지만 저는 평화주의자입니다. 우리 모두 ♡PEACE♡해요.

Posted by H군

소식

2008. 8. 8. 10:24

근래 가장 재밌게 읽고 꼭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가의 책이 계약됐다는 소식.

어제 이 작가의 탐정 시리즈 두 번째 편을 다 읽고 해설에서 데뷔작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마침 그런 생각이 들긴 했었다, 이 작가의 책은 아마 하게 될 것 같다고.


하여 상하 1050쪽의 책과 잠적 계획은 저 너머에.





Posted by H군

잠적

2008. 7. 30. 12:33

7월초에 마감을 끝내고 단편집 두 권을 만지작거리며 질금질금 작업하다가(계약만 해두고 아직 의뢰도 없는-_-)

방금 전 작년말에 소개했던 책이 오퍼 확정됐다는 소식과 함께 작업 요이똥.

상하권 합쳐 1050페이지.

이 작업을 핑계 삼아 여름 지나고 한 번 잠적을 해볼까 하는 공상.



Posted by H군

밀어내기

2008. 7. 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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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덥다. 헥헥.


Posted by H군

부산

2008. 7. 14. 17:13

일주일 동안의 비뚤어지기 생활 동안 책을 다섯 권 읽었고

(<제너럴루주의 개선>, <은폐수사>, <유코 짱의 지름길)은 완독,

<다무라는 아직인가>, <무덤 속에서 발견한 것>은 검토용으로 단편 몇 편씩만)

잠실 야구장에 한 번, 그리고 사직구장에 한 번 다녀오다.

그리고 부산에서 밀면, 돼지국밥, 양곱창을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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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로에 위치한 할매 가야 밀면 대자, 4500원.

소에 비해 500원밖에 더 안 나가는데 사리가 하나 더 들어 있다(but 보통 밀면집의 가격은 3000원 대라고 한다).

평양냉면과는 종류가 다른 음식이라고 할까.

만 원짜리 우래옥 순메밀 면이 그 가격에 걸맞는 맛을 때때로(계절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으니) 보여준다면

밀면은 가격대비 오백 원 이상의 맛은 보장한다(이거 칭찬입니다).

웅숭깊은 맛은 아닐지라도 적당히 탄력 있는 면발에 새콤달콤한 국물은 꽤나 먹을 만하다.

단 미리 들어가 있는 다대기를 다 풀어버리면 과하게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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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일동에 위치한 마산 돼지국밥, 5000원.

역시나 순대국밥과는 종류가 다른 맛이다.

순대국밥의 국물에 비해 텁텁함이 덜하여 맑고 깔끔하다.

"내장으로요."라고 따로 주문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건더기는 돼지 수육.

밀면과 마찬가지로 다데기가 미리 들어가 있어 이걸 다 풀고 정구지(부추)까지 함께 섞으면

과하게 맵고 짜다.

그런데도 이 다데기가 매력적인 게, 메주콩 같은 걸 버부려놔서 함께 씹으면 아주 고소한 맛이 난다는 것.

과음 다음날에는 솔찮히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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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시장에 위치한 백화 양곱창. 이인분에 이만 원.

이만 한 가격에 이 정도 양곱창을 먹을 수 있다면 아무 불만 없다.

소금구이 이인분에, 양념 일인분, 밥 한 공기까지 뚝딱.

하나 불만이었다면, 시원 소주에 맛있게 먹으며 부산방송에서 중계해주는 두산-롯데 경기를 보던 중

0-0 9회초 일사 일삼루에서 갑자기 중계를 끊어버리는 방송국.


기껏 부산까지 가서 해산물은 전혀 안 먹고(기실 고향이 바다인지라 멀리 가서 굳이 꼭 해산물이라는 강박은 그닥)

육류로만 포식했지만 경상도 음식에 대한 편견을 얼마간 해소한 맛있는 음식들이었다.

다만 부산이란 도시가 보행자에게는 꽤나 터프한 동네였다는 군소리.

횡단보도가 지나치게 부족하고(육교 아니면 지하도) 지하철 간격은 앞차와 뒷차 사이가 네다섯 정거장 차이고,

에스컬레이터 구경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걸어다니는 부산시민 여러분, 대단하십니다-_-







Posted by H군

2008. 7. 4. 16:33

일요일 마감이었던 원고를 이틀 전에 끝내다, 라고 하면 과장.

사실 6월 마감이었던 걸 이번 일요일까지 한 번 연기했던 건데 다행히 오늘로 끝.

이제 급한 원고도 없으니 한동안 비뚤어져 버릴 테야.

....라고 맘 먹지만 원고료가 안 들어왔으니 비뚤어져 버릴 자금도 없구나. 흑.



Posted by H군

DV

2008. 6. 23. 16:07

이미 애초의 마감 날짜는 한참 넘겨, 세 번째로 변통 받은 날짜였던 어제, 원고를 넘기다.

그리고 이번 주까지 넘겨주기로 약속한 책을 이제서야 붙잡는데 첫 장의 대부분은 DV의 묘사.

아버지의 DV에 반발하여 폭주족, 야쿠자 생활까지 하다가 정신 차리고

사업을 일궈내어 이제 훌륭한 삶을 영위하신다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사장님의 감동 석세스 스토리.

(그러고 보니 첫 책이 나온 B모 출판사 사장님께서도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훌륭히 출판사를 운영하고 계신다.

물론 그분은 어엿한 가정에서 건실하게 자라셨겠지만.)

어쨌든 딴 건 차치하고도 DV 장면을 옮기는 건 지독히 곤욕.

뇌수를 숟가락으로 파먹는 장면이든,

엉덩이에 우산을 꽂아 피는 장면이든,

무탈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은데(물론 실제로 그런 장면을 옮긴 적은 없지만)

DV 묘사는 질색이다.
 
(그리하여 B모 출판사에서 나올 예정인 대작 '영원의 XX'는 과연 읽게 될지 고민이다.

사실 처음 책이 나왔을 때 상권과 중권을 사서 상권 있다가 포기했었는데...)








Posted by H군

닭살

2008. 6. 20. 13:50


A는 지금도 기억한다, B와의 첫 만남을.






이야기의 전개상 전혀 무리가 없는 문장임에도,

어쩔 수 없이 닭살이 돋는다, 저런 문장을 보면.

괜히 "붉게 물든 석양 뒤로 우리의 푸르른 청춘도 그렇게 저물어갔다." 식의 문장으로 매조지 될 것 같아서.

참고로 일본말로 닭살은 도리하다(鳥肌),  한국말과 말꼴이 같다.

심심해서 일본의 지식인 격인 야후 재팬 지혜주머니에서 도리하다를 검색해보니,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그 일 하던 중에 닭살>

몇 개월 전에 그녀와 그 일을 하다가 그걸 넣을 때 통증이 있었습니다.
엄청 아픈 건 아니었는데, 따끔하면서 닭살이 돋았습니다.
안쓰러워 중간에 관두려고 하는데 그녀는 끝까지 계속하라고 했습니다.
그치만, 닭살이 돋은 걸 보고 있노라니 맘이 싹 가시고 말았습니다.
제가 문제일까요? 그게 아니면 그녀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게 좋을까요?


답변 : 너무 기분이 좋으면 닭살이 돋기도 합니다.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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