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2006. 8. 31. 11:34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건듯하다.

이 바람은 무얼 노래하고 있을까.


여러가지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누구도 그것을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들은 그런 식으로 살아간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문고판) 147쪽







새벽_윤상



Posted by H군

머리

2006. 8. 29. 23:49
photographed by boomboom


photographed by agrajag


머리를 자르면 안 되니까 머리카락이나마 조금 쳐볼까.

Posted by H군

소년

2006. 8. 29. 12:22
몇 주 전부터 머릿속에서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있는데

가수와 노래 제목이 안 떠올랐다.

그러다 오늘아침 평소보다 30분 늦게 출근하다가

평소 나와 비슷한 시간에 출근하는 이와 마을버스에서 조우.

왠일로 늦었냐고 물으니 밤새 존 메이어 노래 다운받느라 늦잠 잤다고.

아, 그래 존 메이어John Mayer였다.




No such thing_John Mayer


이 노래는 남성이 쉽게 버리지 못하는 소년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Posted by H군

忙中

2006. 8. 28. 17:03

한 일주일 책만 봤으면 좋겠다.

우선 아사다 지로의 <창궁의 묘성> 4권을 해치우면서 미리 눈물 짜내고

박찬욱이 절찬한 살만 루시디의 <무어의 마지막 한숨>에 도전하고

미뤄둔 줄리언 반스의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꺼내들고

보르헤스 책 작업할 때 기억해둔 에르네스트 사바토의 <터널> 확인하고

초능력자 이야기의 외피를 쓴 기묘한 성장소설 <다잉 인사이드>의 작가

로버트 실버버그의 <두개골의 서>도 챙겨본다.

이쯤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인 더 풀>로 키득 웃어주고

더이상 스포일러가 퍼지기 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후닥 읽어버린다.

문학동네에서 나오는 신화총서 <공포의 헬멧> <사자의 꿀>을 같이 읽고

영화 보기 전에 고마쓰 사쿄의 <일본침물> 2권을 놓치지 말자.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로 시니컬한 웃음을 안겨준

다이 시지에의 신작 <D의 콤플렉스>도 기대된다.

그러고 나면 마지막으로 일본의 현대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비밀>만 읽으면 끝.

이러면 7월과 8월 사이에 산 책들을 얼추 다 해치울 수 있다.

7, 8월 읽은 책은 <중력 삐에로> <언니네방>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온 더 로드>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 <칠드런> <아임 소리 마마> <용은 잠들다> <미션 플래츠>

<남쪽으로 튀어 1, 2> <모방범 1, 2 , 3>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굽이치는 강가에서>

<한밤의 운동장 달리기>.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달리기와 존재하기>와 <명창들의 시대>.

독자의 삶을 생계와 연관시키기, 이것이 최근의 내 화두.







Posted by H군

불꽃

2006. 8. 25. 17:16



야마시타 기요시(山下 淸, 1922~1971)
방랑화가. 도쿄 아사쿠사에서 태어남. 소학교 시절 급우에게 이지메를 당하여
칼로 급우에게 상처를 입혀 치바에 있는 지적장애자시설 야하타 학원에 수용당함.
그곳에서 색종이 조각 세공을 하던 기요시를 정신병리학자 시기바  류사부로가 주목하여
1939년 오사카에서 전시회가 개최, 많은 이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1940년부터 1954년까지 기요시는 야하타 학원에서 탈출하여 배낭하나 메고 여행을 떠났다.
그 여행 <방랑일기>(1956년)라는 책으로 정리되었다.
경이적인 영상기억력을 갖고 있어 '불꽃놀이' '사쿠라지마(桜島)' 등 자신이 간 곳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지만, 실제 그곳에서 그리지 않고 다시 야하타 학원이나 자기 집에 돌아와
기억을 되살려 단번에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그가 서번트 증후군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된다.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 : 자폐증 등의 뇌기능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와 대조되는 천재성을 동시에 갖게 되는 현상)
전쟁 후 '일본의 고흐' '나체의 대장군' 등으로 불렸다. 1956년 도쿄 다이바루에서
'야마시타 기요시전'이 시작되어 전국순회전이 약 130회 개최, 관객은 500만 명을 돌파했다.
1961년 시기바 류사부로와 함께 약 40일간 유럽 여행을 다녀와 각지의 명소를 그림으로 남겼다.


Posted by H군

육식

2006. 8. 24. 13:55


지난 일요일 인도에서 돌아온 동생은 더이상 육식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요가를 하고 난 이후로 육식에 그리 탐하지 않더니 이번 인도 여행기간 나름의 깨달음이 있어

이제는 전혀 육고기를 입에 안 대겠다는 것이다

요가로 군살이 없는데 인도 다녀와서 더 살이 빠진 동생과 목욕탕에 앉아

거울에 비친 모습이 비교되니 내 몸은 추한 돼지 같다.

인도 다녀온 이후로 실상 몸무게는 1, 2킬로그램밖에 안 쪘는데도

매일의 음주와 육식으로 점철된 식단이 나를 추하게 만드는 것이겠지.

마침 <곰탕이 건강을 말아먹는다>라는 책이 눈에 띈다.

곰탕 안의 성분이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뿐이라는 어느 의사의 주장.

그걸 보며 곰탕이 땡기는 나라는 인간은 역시 뭔가 문제가 있다.


Posted by H군

부재

2006. 8. 23. 09:28

이윤기의 <하늘의 문>에서 주인공이 쫓기듯 군대에 들어갔다가 처음 휴가 나온 날의
소회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 하나 없어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구나"라고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그 쓰라린 깨달음에 절망하여 미친 개를 두들겨팼던가...

기억은 부재하다.
부재한 기억을 채우는 것은 무엇인가.
망각이라는 비정형의 덩어리.
그러나 이 덩어리의 조직은 성기어, 부패한 기억의 유기물이 흘러내린다.
그것을 땀이라 부르는가.
그래서 내 땀내는 그리도 역겨웠던가.
부끄러워진 나는 망각의 커텐으로 나를 가리고 고립한다.
그래, 나의 부재는 세상에 알려졌는가?
그들은 나의 부재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가?

이윤기의 <하늘의 문>에서 주인공이 쫓기듯 군대에 들어갔다가 처음 휴가 나온 날의
소회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 하나 없어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구나"라고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그 쓰라린 깨달음에 절망하여 미친 개를 두들겨팼던가...

Posted by H군

균형

2006. 8. 21. 08:11

제주에서 엄마와 함께 누이와 조카가 올라오다.
침대에 조카를 앉혀 스포츠2.0의 이승엽 사진을 보여주며
니가 야구 선수가 된다면 삼촌이 열심히 서포트하마라고 알아듣지 못할 약속을 하다가
조카를 배 위에 얹혀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을 읽으며 주말을 보내다.
자기 쥔 것을 뺏겨도 뭔일이 있었냐는 양 천진한 얼굴로 쳐다보는 조카를 보며
내가 쥔 것들, 쥐고자 하는 것들, 뺏겼다 생각하는 것, 뺏으려 하는 것에 대해
찰나의 고민을 하다.
내 마음의 저울은 그 어디서 균형이 어긋나 이렇게 비뚤어졌는지에 대해,
평온한 척 붙들고 맨 외부의 균형이 어떤 억지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그렇게 잠깐, 아주 잠깐 고민을 하다.

자를 준비하자, 관계의 거리를 잴.







Posted by H군

애독

2006. 8. 18. 08:21

물만두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19문 19답>을 보고.




1. 아이디와 아이디의 의미는?
한솔로, 남을 욕하기 위해 가짜 이름이 필요하던 시절 우연히 스타워즈를 보고.
그러나 어느 언니가 이름이 솔로라 지금 이 모습이라 하여 뜨끔,
요새는 H군이라는 이름도 사용중.
그러나 군이라는 호칭에 다들 불편해하는 기색.


2. 자신에 대한 20자평.
아마추어 조각가가 깎다 귀찮아 내던진 조각상이 32년 방치되어 곰팡이 핀 모습.


3. 나이와 하는 일?
곧 만 서른하나. 행복한 독자를 꿈꾸는 비전문적 편집자


4. "내 인생의 책"(다섯 권 이내)
수우 타우센드 <비밀 일기> : 초등학교 때 내가 직접 골라 산 최초의 책이자 가장 자주 읽었을 책.
J.D.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 일신서적 추리문고만 읽던 중학생인 내 편벽한 독서목록을 넓힌 책.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읽고 바로 다시 읽은 책.
강준만 <인물과 사상> : 지금의 내 얕은 정치의식의 근저는 강준만 선생의 이 책들로부터.
그리고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그 책들.


5. 좋아하는 작가와 그 이유(다섯 명 이내)
최근 전작으로 계속 모으려고 맘 먹은 작가로,
이사카 고타로, 오쿠다 히데오, 온다 리쿠, 기리노 나쓰오, 미야베 미유키


6. 즐겨 읽는 장르나 분야는?
거의 소설만 읽고 가끔 논픽션도 읽는다. 읽는 권수로는 만화책이 제일 많다.


7. 무인도나 교도소에 가게 된다면 꼭 가져가고 싶은 책 세 권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32권) : 전에 회사 다닐 때 챙겼어야 했다-_-
신구약성경 : 가톨릭판으로. 대체 이 책이 왜 서구사를 지배했는지 여전히 의아하다.
모로하시 데쓰지의 <대한화사전>(15권) : 동양 지식의 원천.


8. 요즘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는 분야는?
읽다 보니 업무와 관련이 생겨버린 일본소설들.


9. 기억 나는, 제일 처음 감동 받은 책은?
계몽사에서 나왔던 <베이브 루스>.
특히 아침식사로 핫도그 10개, 삶은계란 5개, 우유 2리터를 먹었다는 대목을 참 좋아했다.


10.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먹고사는 방법.


11. 책을 선택하게 되는 계기는?
작가 이름, 시놉시스, 신뢰할 만한 이의 추천


12. 책을 주로 어떻게 읽으시나요? (시간, 장소 등)
버스나 지하철 또는 라커스 바. 주말에는 침대


13. 원하는 책을 구하는 루트는? (빌린다, 산다, 훔친다...)
알라딘 80%, 교보, 불광문고 10%, 한양문고 10%


14. 현재 가지고 있는 책의 양과 주종을 이루는 분야는?
일반단행본 1500권, 잡지 500권, 만화책 2000권 정도


15. '개인서고 소장사'가 있으면 간단하게 얘기해주세요.
책이 늘어나면 책장을 사야하고 책장이 늘어나면 방이 커져야 한다.
그러나 방이 커질 수 없기 때문에 책장을 늘릴 수 없고, 책은 어딘가에 쌓여 방치되고 있다.


16. 주변에서 책을 읽고 토론할만한 사람이 있나요?
'일본미스터리문학즐기기'의 몇 분들과 아주 가끔의 술자리.


17. 책을 읽는 이유는?
내 삶에 책을 안 읽을 이유가 여전히 없다.


18. 책 이외에 다른 문화생활(영화, 음악, 기타 등등)은 어떤 것을 즐기시나요?
음악 들으며 술 마시기, 영화 보면서 술 마시기


19. 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인류와 종이의 동거관계가 무너지기 이전에 내가 죽기를 바란다.

Posted by H군

시청

2006. 8. 15. 22:15

일요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완료.
물론 언제나 처음의 목적은 일어 리스닝 공부.
하여 아래 자막을 애써 무시하나 10분도 못 간다.
간사이벤은 들으면 재밌지만 여전히 몇 단어 모르겠다.
최근에 알게 된  あかん ほんま말고는 그닥.
1, 2편에서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싶은 상황으로 극은 달려갔고
그 끝은 역시나.
그나저나 기무 다쿠가 서른, 후카츠 에리가 스물여덟이란 설정,
왠지 어색하지 않나.
기무 다쿠는 만년 20대, 후카츠 에리는 만년 노처녀라는 인상이 있어 그런가.
노래는 드라마 최종회에 나오는 사마모토 큐라는 가수의 오래된 노래란다.
매 드라마 마지막에 나오는 엘비스 코스텔로의 스마일보다는 이쪽이 귀에 더 감긴다.



見上げてごらん夜の星を_坂本九

見上げてごらん 夜の星を
小さな星の 小さな光が
ささやかな幸せを歌ってる

見上げてごらん 夜の星を
ぼくらのように 名もない星が
ささやかな幸せを祈ってる

手をつなごう ぼくと
追いかけよう 夢を
二人なら苦しくなんかないさ

見上げてごらん 夜の星を
小さな星の 小さな光が
ささやかな幸せを歌ってる

見上げてごらん 夜の星を
ぼくらのように 名もない星が
ささやかな幸せを祈ってる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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