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 이웃 중 한 분이 유럽영화제에서 다녀 와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히셨다.
"이번회의 영화들은 수준도 높을 뿐더러 내 취향에도 잘 맞는다."
재수없다.
(이 분, 알라딘 서재에서는 나름 헤게모니를 쥐신 양반이라 함부로 비아냥댔다가는
알라딘에서 몰매 맞을까봐 비겁하게 여기와서 재수없다 운운대고 있다)
알라딘 서재 이웃 중 한 분이 유럽영화제에서 다녀 와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히셨다.
"이번회의 영화들은 수준도 높을 뿐더러 내 취향에도 잘 맞는다."
책상 정리를 하다.
이랬던 책상을,
이렇게 정리하다.
|
지금까지 몇 안 되는 등산 경험 중 가장 하드했던 등산.
금요일 10시 40분 기차를 타고 거의 잠을 못 자고 새벽 3시 반 구례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성삼재까지 가서 등산 시작.
연하천을 찍고 다시 성삼재에 돌아온 시간은 저녁 6시 반.
지리산 안에서 식사 시간을 제외하여 거의 12시간 가량을 등산하다.
토끼봉에서 연하천 사이, 550계단을 포함한 그 구간을 다시 갈 수는 있겠지만
돌아오라고 하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겠다.
하루 등산 거리로만 따지면 성삼재에서 장터목까지 찍을 수 있는 거리.
그정도면 다음날 새벽 천왕복 가서 일출보고 점심무렵에는 내려올 수 있어
1박 2일 종주가 가능하다는 얘기.
허나 그렇게 하루 달리고 나면 다음날 등산이 거의 불가능하다.
자다 무릎이 시큰거려 깨나 오전동안 절룩거리다가 무릎이 좀 나아지니
이젠 골반이 욱씬거리고 온몸의 근육들이 왜 그런 짓을 했냐고 항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언제 가을 지리산을 맛보리.
다음에는 11월, 단풍이다.
어제부터 일어학원 등록.
계기는 추석 때 오야지와 술 한잔하는데 느닷없이 일어신문을 꺼내더니 읽어보란다.
더듬더듬 내가 읽어내려가는 꼴을 보더니 오야지 혀를 차며
어떻게 그따위 실력으로 일본 관련 일을 하냐고.
사실 일어텍스트를 보면서 한자가 나오면 그냥 보고 넘어가니
한자읽기가 형편없기는 하다.
게다가 지금까지야 회사에 일어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
아무도 검증할 수 없기에 일본 출장 다니는 호사를 누리긴 했지만
내 일어 실력은 대학교 때 일본책 읽어보려고 일문과 수업 1학기 들을 때 공부한 것과
군대 안 가보려고 일문과 대학원 시험 1달간 준비할 때 이후로는 지지부진.
하여 공부 좀 제대로 해보고자 싶어 어제 일어학원에 가서 과목을 신청하려는데
예전에 몇 번 들었던 뉴스, 드라마반이 없어졌다.
그럼 회화반을 등록하려고 보니 프리토킹반이 있다.
그걸 신청하려고 하니 아무나 못 들어온댄다.
시험을 보고 그 성적에 따라 반이 배치된다고.
시험이라고 하면 움찔하는 인간이지만 기왕지사 맘 먹었으니 시험을 보기로.
다행히 문법이나 단어 문제는 아니고 일어대화를 듣고 문제를 푸는 4지선다형.
어렵지 않게 풀어 제출했더니 100점이란다. 프리토킹반 2단계 들어가라고.
하하하 의기양양 수업에 들어갔더니 학생은 나 포함 3명.
우선 선생님의 제법 귀엽다. 수강신청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을 다시 한 번.
그런데 수업을 들으면서 좌절, 의기소침. 나 말고 2명이 꽤나 일어를 잘한다.
특히 교복을 입은 여학생의 발음도 괜찮고 쓰는 어휘가 참으로 풍부하다.
반면에 나라는 인간은 겨우 몇 개의 동사로 대충대충 둘러대는 형편.
끊임없이 말은 시키는데 더듬더듬.
귀여운 선생님께 사랑받기 위해 예복습을 열심히 해야할텐데, 과연, 에휴...
*옆자리 과장에게 일어학원 등록했다고 했더니 운동은? 하고 묻는다.
운동도 일주일에 3번씩은 나갈 거다(주말 이틀, 평일 1번-_-) 라고 했더니
라커스는? 하고 묻는다.
아... 라커스... 어쩔 수 없이 이제 가구노릇은 못할 것 같다.
기껏해야 일주일에 서너 번.
평일에는 수업 끝나고 잠깐 들르고 주말에 한 번 가게 될까나.
라커스형의 음악 문답 - 바톤 이어받기 포스트에 트랙백.
내 장례식에 울렸으면 하는 장송곡 Top 5
바버_현을 위한 아다지오
-청승 그 자체. 죽는 날 만큼은 청승 떠는 걸 용서해주겠지.
베토벤_바이올린 소나타 4번 1악장
-장례식 그날은 회색 구름이 태양을 가려 공기를 흐렸으면 좋겠다.
베토벤_현악4중주 14번 6악장
-약 2분 묵념의 그 순간
쇼팽_전주곡 4번
-쇼팽도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하며 이 음악을 작곡했으리라.
그리그_페르귄트 중 오제의 죽음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나를 떠나보내주면 흐뭇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