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2006. 10. 8. 17:06

4일
저녁 7시 비행기로 내려가 가족들과 식사.
소주 2병, 꼬냑으로 2차. 다행히 안 취하다.

*비행기 타기 전에 <머니볼>을 다 읽고 비행기에서 <천천히 달려라>를 마치다

5일
아침부터 명절 음식 차리기에 투입.
저녁에 명절 음식으로 오야지와 소주.

*<케네디와 나>를 자기 전에 해치우다.

6일
아침에 외가 명절 상 올리고, 삼촌 댁에서 제관으로 들어가고
우리집에서 다시 제관으로 참여.
저녁에 삼촌들과 소주.

7일
체하여 아침부터 속 게워내고 누워 있다가 오후에 엄마와 쇼핑.
저녁에 맥주 2병

*<선악의 정원>을 읽기 시작하다.

8일
귀성.

Posted by H군

지정문답

2006. 10. 4. 13:15

수현씨, 하치언니의 지정문답-아이팟 포스트에 트랙백.



1. 최근 생각하는『만화』

만화를 읽는 건 정말 좋지만 만화를 만드는 건 피곤하다.


2. 이 『만화』에는 감동

내가 만들어서 피곤하지만, 독자로는 감동적인 양영순의 1001


3. 직감적『만화』

화장실, 침대, 식탁에 보는 만화


4.좋아하는『만화』

사보는 만화


5. 이런『만화』는 싫다

재미없는 만화


6. 세계에『만화』가 없었다면...

재미없는 세계



왜 이런 재미없는 릴레이를 시키는 건가요, 수현씨, 하치언니!

Posted by H군

주말

2006. 9. 30. 20:19

운동을 다녀와 맥주를 마시며 다운받은 일드를 보는 토요일 저녁,

나른하여 기분이 좋다.

그런데 500ml 맥주캔을 벌써 4개나 비워버렸네. 이런.

괜찮다. 아직도 캔이 2개 남았고 큐팩도 한 통 있다...

Posted by H군

청량

2006. 9. 29. 10:02

수현 씨, 하치 언니의 Orion - metallica, 이렇게 화가 날 땐 도대체.에 트랙백.

수현 씨, 하치 언니가 시원한 음악을 찾아서 번뜩 떠오른 곡은 Geneva의 Into the blue.

(열받는다고 메탈리카 들으면 좀 시원할려나. 원체 이쪽 음악을 안 들어서-_-)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떠오른 단어는 '청량감'


Posted by H군

독자

2006. 9. 28. 21:49



살짝 고백하자면 내가 밥벌이 하는 일이 출판사에서 일을 하는 것이고

그 일 중 하나가 바로 일본 책을 뒤져보고 그 책을 국내 출판과 연계하는 짓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고백하면 각종 일본 책을 뒤지는 척하지만

관심을 두고 재밌게 일하는 것은 일본 소설을 뒤지는 일.

그래서 요새 이러저러한 일본 소설을 뒤지며 계약을 해보려고 용을 쓰는데

이제 뒤늦게 이 시장에 진입하는 입장에서 순탄하게 진행될 턱이 없다.

하여 한숨 쉴 일이 대체이고 변기 붙잡고 통탄 일도 없다 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그럼에도 업자로서의 정체성 이전에 독자로서의 즐거움이 대체의 모든 상황을

압도해버리는 다소 불성실한(아니 거의 무책임하다)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은

이사카 고타로의 <종말의 바보> 같은 책을 읽어버리고는

아, 내가  이 책을 잡았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 이전에

아, 읽어 행복하다 라는 감탄에 그저 겨워 즐거워해버린다.

그렇다. 이 소설은 쏙 내 맘에 들어버렸다.

어찌됐든 이 소설은 이렇게 나와주셨고, 독자로서 나는 즐겁게 읽어버렸다.

우선은 그게 좋은 게다.

그리고 내일 아침 잠깐 반성하고 다른 책 뒤지면 되는 거다, 라고 뻔뻔하게 자위하고

독자로서의 나의 정체성은 오롯이 보존된다.

Posted by H군

책상

2006. 9. 28. 08:22

열군의 포스트에 트랙백.

일 정리를 제대로 못하는 인간이 책상 정리라고 제대로 될리가 없다.

업무마저 만화와 일본 분야를 걸치고 있으니 두 일과 관련한 자료들로 뒤범벅.

천일야화와 사랑해 교정지들, 에이전시가 보내주는 일본책들과 복사본, 갤리들...

그러나, 내가 보려고 산 책이 여전히 조금 더 많다-_-

내 자리에 책이 많다는 걸 알고 사람들이 빌려가고 챙겨가고 그러는데,

다른 부서 갔다가 어디선가 많이 본 책이다 싶어 물어보면 내 책.

하여 현재 내 메신저 닉네임은

"급전 대출 일일 2부이자/도서대출 1일 500원"

("급전 대출..." 운운은 천원만, 이천원만 하면서 삥 뜯어가는 인간들이 있는데

내가 기억을 못하거니와 상대도 기억을 못하니 문제)



Posted by H군

동냥

2006. 9. 25. 20:21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이라는 건 대체로 눈동냥 지식이다.

어디서 그 책에 대해 언급이 된 걸 봤다가 나중에 찾아보는 방식.

예컨대 모 소설의 등장인물이 여자친구에게 레닌의 <공산주의에서의 좌익 소아병>을

선물하는 장면이 나오면 기억해뒀다가 그 책을 사서 읽는 것이다

(거짓말이다. <공산주의에서의 좌익소아병>은 안 읽었다).

여튼 그런 식으로 눈동냥 해둔 책들을 찾아 읽다보면 어느 정도 기호라는 것도 생기고

취향이라는 것도 잡혀가면서 체계화는 되지 않더라도 얼추의 바운더리는 그려진다.

얼마 듣지 못한 클래식도 그렇다.

어떤 책도 그 음악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찾아듣는 것이다

(허나 깜냥이 너무 적어 적중율이 꽤나 낮다).

최근의 동냥질로 알게 된 음악가가 막스 브루흐.

전혀 알지 못했기에 무방비 상태인 내게 쳐들어와 피비린내 없이 함락했다.


BRUCH: Kol Nidrei op. 47
Pablo Casals_cello
Sir Landon Ronald_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tra

Posted by H군

소설

2006. 9. 24. 12:56

취향과는 별개로 이른바 라이트 노블이란 장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에

눈이 쏠린다(아니 취향과 별개라고 말할 근거도 없다. 안 읽어봤으니까).

그 쏠림의 이유는 어찌됐든 소설이란 장르가 예전 만큼 사람들에게 안 읽히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그 경향성은 좀더 강해지면 강해졌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좋은 소설은 등장하고 있고 과거의 좋은 소설들도 건재하다.

아마도 평생 그 책들을 다 읽지 못하겠지만 그 리스트가 여전함에 내 삶은 즐겁다.

그럼에도 소설의 미래라는 걸 생각해보면 마냥 밝지 않다고 느껴진다.

어쨌든 수치로서 소설의 독자가 줄어드는 것은 확연하니까.

그렇다면 라이트 노블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는 이야기. 허나  기존 소설 장르의 독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에 비해

라이트 노블의 독자들은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것은 역시 수치상으로 나타난다.

일본 출판시장을 살짝 들여다보면, 한국보다야 소설 인구가 훨씬 탄탄하고

시장은 유지되고 있음에도 소설 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런 경향이 한동안 지속되다가 최근 조금씩 소설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나타나는 데

그 근저에는 라이트 노블과 휴대폰 소설의 성장이 한몫하고 있단다.

중고생들이 라이트 노블과 휴대폰 소설을 통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다른 소설까지도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는 말씀.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이런 식의 시도가 가능할 것인가라고 살짝 고민하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읽었다.

살짝 고민한 것 갖고는 역시 택도 없다라는 결론뿐.

여튼 재미는 있다. 재미라는 측면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겠지만

재미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진지하지 못한 고민의 푸념들.


Posted by H군

바흐

2006. 9. 22. 09:53

맥주 몇 병에 마음의 긴장을 느슨하게 늘어뜨리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아이팟 휠을 스크롤하며 이러저러한 음악을 고르다가

바흐에서 멈춰 성긴 심상의 틈에 음악을 채워놓는다.

남루한 그곳이 바흐로 충만한다.


BACH: Viola da Gamba Sonata No. 1 in G major BWV 1027
Pierre Fournier_cello
Ernest Lush_piano



*비올라 다 감바와 하프시코드의 연주로도 들어보고 싶다.
*붐붐의 '무제' 포스트로 뒤늦게 트랙백. 그 포스트 사진이 왠지 위 글과 어울리는 듯.

Posted by H군

평가3

2006. 9. 21. 08:14

지하철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걸어가며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팔뚝을 낚아챈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회사 선배.

껄껄 웃으며 자기가 한참동안 뒤를 좇으며 나를 지켜봤는데

내가 꽤나 신기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인즉, 걸어가며 책을 보는 것도 신기한데

사람이 다가와도 책에서 시선을 안 떼고 쓱쓱 비껴가고

차 옆을 지나가는데 차문이 열리는 걸 순간적으로 싹 피하더란다.

딱히 걸어가며 책 보는 걸 남다르다고 느끼진 않았는데...

(차에서 책 못 읽는다 라고  하는 이는 종종 봤다.

나는 차에서 책 읽는 걸 즐겨한다.

특히 장거리를 움직일 때 바리바리 책을 싸들고 읽을 생각하면 기분마저 좋아진다)

여튼 이 (그이가 보기에) 신기한 능력에 대해 점심에 밥 먹으며 나왔는데

듣고 사람들의 반응인즉, 그딴 식으로 읽어 제대로 읽을 턱이 없다,

출근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한 액션이다, 책 읽는 시늉일 따름이다,

그렇게 읽는 책이 제대로 된 책이었겠냐...



이런 평가를 받으며 회사 계속 다녀야 하는 거 맞나?

Posted by H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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