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11월 어느날 느닷없는 서리처럼 감기기운이 온몸을 휘감아 덮쳤고
결국 오늘까지 앓아 결근.
점심쯤 일어나 화장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니 절로 일그러지는 미소.
이러다 정신까지 일그러지겠다 싶어 간단히 샤워하고
보이차를 수십 잔 마시니 정신이 먼저 들고 몸이 뒤따라오는 듯.
그나저나 역시 앓더라도 회사 안 가는 건 살짝 달콤하다.
그래, 역시!
그제 오야지와 보신탕에 각 소주 2병씩 마시고
집에 와서 양주 마시고 누웠다가
새벽에 두달간 네팔 가는 오야지 비행기 태워보내기 위해 공항버스 태워드리고
집에 들어와 다시 누웠다 일어나니 속이 안 좋다.
점심 굶고 있는데 계속 몰려오는 욕지기.
화장실로 뛰어가 게워봐도 나오는 건 물뿐.
이거 집에 가서 뻗어 있어야 하나 하다가 일 마쳐야 할 게 있어 겨우 퇴근시간까지 참다.
집에 가서 끼니 쑤셔넣고 누운 시간이 8시.
그리고 아침.
아, 배고파.
저녁에 술도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올 한 해 두산 베어스의 선수들 덕택에 행복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OB팬이자 두산 팬으로 오랜 세월 야구를 보면서 올해가 최고로 멋진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팀을 오래 볼 수 있다는 기대도 품게 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수 형과 동주는 이번 한국 시리즈 패배에 책임지고 두산에 남아 계시오.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7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37&articleid=20071024152030195a3&newssetid=1270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3
이명박과 네이버의 사이의 추문, 그리고 문화일보 누드 사진 게재에 따른 사과문을 보며
그 조직 안의 아무개 씨들이 생각났다.
이럴 때 변명과 같은 한마디라도 흘려놓는 건 얍삽한 걸까.
잘 모르겠다.
다만, 이럴 때의 침묵이 왠지 어색하면서도 역시 아무개들스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