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07. 3. 30. 17:19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에 나오게 될 <다크>의 기리노 여사님.
일본소설 런칭을 하며 기리노 여사님의 책으로 그 처음을 장식하고 싶었지만,
여타저타한 사정으로 1번은 세오 마이코 언니의 <강운의 소유자>(제목은 바뀔 것 같다)에게 양보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두번째 작품은 기리노 여사님이다.
작업을 진행하며 일본 쪽에 여사님의 프로필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저 사진을 보내줬다.

무언가를 비껴 주시하는 날카로운 눈매, 뭔가 결의라도 보여줄 듯한 굳게 다문 입술과
그 위에 살포시 자리잡은 점. 터틀넥을 살짝 잡아끄는 자태조차 기리노 여사답다고 할까.
고혹적이면서도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저 포스.

저 사진을 프린트해놓고 붙여 놓고 압도당하는 중.

*위 사진은 카피라잇이 있는 사진이라서 절대 퍼가시면 안 됩니다.
저도 사실 올리면 안 됩니다만... 그래도 뭐 담당 편집자면 그나마 눈감아주지 않을까 싶은-_-


Posted by H군

고종석의 글에 '나'를 자주 포개곤 한다.
그의 사유에 대체로 견인당하고 그의 감성에 쉬 홀리곤 하는, 그 포갬은 아마도 생래적 포갬일 게다.
그 타고난 무언가가 그에게 포개게 하는.
오늘, 한국일보에 연재되는 그의 글을 보다가 순간 따옴표 치며 나를 포개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그래, 그렇지 하면서.


*그러고 보면 예전에 몇몇의 그네들에게 혹했을 때, 나라는 인간을 설명하겠다는 방편으로
고종석의 책을 자주 선사했더랬다. 그래서 잘 되었는가, 라고 묻지들 마소. 그럴리가 없지.




먼 곳을 향한 그리움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어떤 낭만주의의 심리적 질료들이다.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고향을 그리워할 때 그 고향은 그리움의 주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게 마련이고, 먼 곳을 그리워할 때 그리움의 주체는 그 먼 곳을 제 진짜 고향으로(그러니까 자신은,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과정에 발을 헛디뎌,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곳에 잘못 태어났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이 스물 넘어 삶과 세상에 대한 내 생각을 정돈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는 낭만주의자가 되지 않으려 무던히 애썼다. 낭만주의의 주정적(主情的) 무절제와 허튼 몽상이 그 당사자에게만이 아니라 공동체에도 해롭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성이라 부르든 합리성이라 부르든, 나는 어떤 질서와 규율을 내 삶과 마음 속에 장착하고 싶었다. 논리의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윤리와 심미의 수준에서도.

그러나 나는 실패했다. 타고난 그릇을 나는 부술 수가 없었다. 이런 실패 경험은, 사람은 어떤 거푸집에 갇혀 그 모양대로 ‘태어나게’ 마련이라는(그러니까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내 우파적 인간관의 핑계가 되었다. 내 생각이나 행동은 늘 넘치거나 모자랐다. 모자람도 넘침의 일종이라면(과소!), 나는 늘 넘쳤다.

특히 쾌락을 쫓아 구하는 데서 나는 절제를 몰랐다. 내 몸뚱어리를 동년배보다 한결 낡게 만든 (심한) 니코틴 중독과 (약간의) 알코올 중독은 그렇게 얻어졌을 것이다. 손 닿는 자리에 디스플러스가 없으면, 온전한 와인 병이나 먹다 남은 위스키 병이 냉장고나 선반 어딘가에 있지 않으면 나는 불안하다.

내가 탐한 것이 술과 담배만은 아니다. 나는 특정한 음식을 지독히 탐한다. 스키야키(鋤燒), 연어 회, 낙지볶음, 안심 스테이크, 생굴 같은 것들. 이 이름들을 벌여놓고 있자니 어느 새 입에 침이 고인다. 나이가 좀 든 뒤에는 달라졌으나, 한 때 나는 멜로드라마 폐인이기도 했다. 나는 하염없는 감상주의자(였)다. 이성과 합리성에 바탕을 둔 리얼리즘이 모자랐던 탓에, 나는 늘 주변인으로 살았다. 크고 작은 공동체의 변두리에, 안과 밖의 경계에 내 자리가 있었다.

그 가두리의 자리를 나는 자유의 자리로 여겼다. 그 자유는 패배의 대가로 얻은 자유였다. 그러니까 내가 일종의 낭만주의자라 하더라도, 그 낭만주의는 영웅적 낭만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패배를 예상하거나 예정한, 소극적 도피적 낭만주의다.


원문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703/h2007032718002786330.htm


 

Posted by H군

GOTH

2007. 3. 26. 15:06

오츠 이치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너밖에 들리지 않아>와 <쓸쓸함의 주파수> 두 권.
두 권 모두 라이트노벨로 분류될 만한 작품이라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오츠 이치에 대한 소개를 보면 '경이의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가 늘상 붙어 있다.
국내에 소개된 두 작품만을 보면, '엣, 정말 그럴까?'와 '음, 어쩜 그럴지도...' 사이에서 망설이게 하지만
최소한 <GOTH>를 보면 '나루호도なるほど'가 절로 나오게 한다.
<GOTH>가 거머쥔 타이틀만 봐도, 본격 미스터리 대상,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2위,
야후재팬 베스트 미스터리 1위 등 2002년과 2003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시 놀라게 하는 사실은, 이 작품이 쓴 시기가 20살이라는 것.
이러니 '경이의 천재' 운운할테고.
그럼 <GOTH>가 진짜 그만한 값을 하는가. 아주 흡족스레 그렇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들은 하나하나가 엽기적이다.
동물과 인간의 손목을 잘라 모으는 남자, 정원에 인간을 생채로 매장하는 남자, 밤마다 개를 사살하는 소녀,
여성을납치한 뒤 온몸 해부하고 나무에 걸어두는 남자 등등.
이런 내용만으로도 괜히 거북스러워질 것 같은데 그닥 그렇지가 않다.
죽이는 자나, 죽는 자나 서로 납득한다는 듯 그 엽기적인 행태들이 설득력 있게
(설득력 있는 엽기라는 것 자체가 뭔가 형용모순 같지만) 그려지며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은 설정과 구조의 힘도 있겠지만, 문장의 힘도 크다.
문장 하나만으로는 묘하게 치졸하거나 유치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라이트노벨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위화감 없이 전체 속에서 문장은 기능한다.
비유가 이상하지만, 아주 기분 좋은 온도에서 샤워하는 느낌이랄까.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런 온도.
전체 작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마지막에 실린 <Voice>.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니 당연하게도 이야기가 매조지되고, 그 매조지 짖는 방식이 꽤나 마음에 든다.
서술트릭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GOTH>라는 전체 구조 속에서 이런 방식으로 작용하는
서술트릭은 꽤나 매력적이다. 독자의 마음을 서서이 조여가다가 기분 좋게 안도하게 만드는 끝맺음.
읽기 조금 불편했던 것은 <Dog>와 <Grave>.
<Dog>는 개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 방식이 낯설어 읽는 데 조금 힘들었고,
<Grave>는 심리묘사가 조금 장황해서 늘어진다는 느낌.
어쨌든 호러든, 본격 미스터리든, 라이트노벨로서든 이 작품은 보기 드문 퀄리티를 보여준다.
어서 한국에 소개되어 오츠 이치가 제대로 평가 받기를!

*사실 꽤나 오래전에 계약된 걸로 알고 있는데 여태껏 안 나오고 있다.
이번에 나올 때는 괜히 라이트노벨풍으로 꾸미지 말고 제대로 된 단행본 형태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츠 이치의 문장은 대체로 간결하고 단아하다.
일어 원서 초기 입문용으로는 제법 괜찮은 작품이 아닐까 싶은.



 

Posted by H군

근황

2007. 3. 24. 11:30
1. 5일간의 예비군 훈련 종료.
근래 들어 본 가장 추물은 역시 예비군.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나, 군복 입은 수컷은 대체로 추하고,
늘상 군복을 입는 것들보다 가끔 입는 것들이 훨씬 더 추하다.
그 추접스러운 말본새와 막되먹은 행동들. 아, 지독한 추물들.


2. 몸살.
금요일 아침부터 몸이 으슬거리고 머리가 띵하더니 훈련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결국 이불 싸매고 내내 끙끙.
그렇게 푹 자고 일어났더니 그래도 오늘은 제법 좋아진 듯.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이 비친 꼬라지를 보니 가관이다.
5일간 밖에 있다보니 얼굴은 벌겋게 익었고, 머리는 산발이다.
오늘은 이발이나 해야겠다.


3. 독서
예비군 훈련이라는 게 밖에서 훈련을 받는다는 것뿐이지, 실상 크게 하는 일은 없고
1시간 중 실습 20분 정도 하고나면 나머지 40분은 휴식시간.
그 40분이라는 시간을 메꾸는 대개의 방법들을 보자면,
1)담배 - 무지막지하게 피댄다. 비흡연자 따위 아랑곳없다는 듯 모여 있는 공간에서 줄창 피댄다.
덕분에 담배에는 제법 면역성 높은 체질이라 자부하고 있던 나조차도 거친 기침과 가래가 끓고 있어
24시간 넘게 금연 중.
2)현역병 괴롭히기 - 이거는 훈련기간 내내 이루어진다. 우선 '현역'과 '민간인'이로 나뉜다는 이유만으로
무지막지 긁어대고, 별의별 상스러운 말들이 오간다. 또 현역병들도 예비군이라는 것들을 매번 마주하게 되니
만만찮아, 곧잘 대한다.
3)핸드폰 - 대개는 밖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 뭔가들 연락을 주고받는다.
(나는 회사에서 딱 한 개의 문자와 그에 따른 통화 한 번. 고맙다고 해야하는 건가, 방치됐다고 해야하는 건가.
뭐 이게 회사에서의 내 실체겠지.) 그런데 보면 업무적으로 전화하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대개는 순전한 잡담이고, 나머지 핸드폰 들고 있는 사람들은 게임이나 음악, DMB다.
psp 들고 와서 하는 사람도 있다.
4)독서 - 책 읽는 사람은 진짜 드물다.
내가 속한 학급이 100명 정도 됐는데, 프린트물 들고 공부하는 사람 제외하고,
시간 때우기 위해 책을 보는 사람은 딱 한 명 봤다. 그 양반도 첫날에 <다빈치 코드> 상권 들고 와서
금요일까지 그 상권 반도 못 읽고 갔으니.
아, 역시 출판계는 위기인가...라고 고민도 좀 하면 좋을려만, 그런 고민은 없이 그냥 책만 읽었다.
예비군 훈련 덕분, 이라고는 절대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이참 아니면 쉬 보지 못했을
오츠 이치의 <GOTH> 하권과 혼다 다카요시의 <MISSING> 끝.
간단한 감상은 다음 기회에.



Posted by H군
이사는 완료, 라고 말하고 싶지만 책 박스 20여 개는 여전히...

이사하면서 싸다보니 책 박스만 50여 개. 서른 개 정도 까서 무작위로 집어넣어

결국 나머지 박스의 책들 책장에 넣어도 다시 정리해야한다. 휴... 그냥 연간계획으로 잡을까 생각 중.

그리고 내일부터 5일간 예비군 훈련.

작년에 3차례 미뤄둔 게 결국 5일간 출퇴근하면서 훈련.

군복 입기도 싫고 군바리 무리에 섞이기도 정말 싫구나...
Posted by H군

사전

2007. 3. 15. 09:53

무릇 편집자라고 한다면 교정지를 펼쳐놓고 국어사전을 옆에 낀 채 빨간색 플러스펜을 쥐고 있어야 할 성 싶다.

허나 편집자 '같기도 안 같기도' 한 나는, 교정지는 외주자에게 보내고(물론 나중에 설렁설렁 확인은 하지만),

국어사전은 인터넷을 이용하며, 빨간색 플러스펜보다는 궁둥이지우개가 달린 연필이나 파란 잉크가 든 만년필로

'낙서'를 많이 한다.

사전에 대해 다시 말하자면, 국어사전 펼쳐볼 일은 꽤 드물다. 어떤 단어가 떠오를락말락하면서

입에서 으물으물거릴 때 급한 마음에 국어사전을 휘리릭 넘길 때나 좀 볼까.

사실 사전을 손에 쥘 일은 일어와 관련해서가 대부분이다.

내 자리 옆에 두고 있는 일어과 관련한 사전들은, 우선 일한사전, 그리고 한자읽기사전, 일본인명사전.

여기에 아주 가끔 한일사전과 외래어사전까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전은 대학교 3학년 때 사서 지금껏 쓰고 있는 일한사전.

쓰다가 겉장이 너덜거려서 종이와 비닐로 겉을 씌웠다.

(그림은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 예전에 쓰던 영어사전은 스타워즈 포스터를 씌웠던가.)

십 년 넘게 들고 다녔는데 불편함이 좀 있어도, 어차피 국내에서 나오는 일한사전이란 게

얼마나 업그레이드 됐을까 싶어 지금껏 쓰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다 작년에 전자사전을 사서 쓰고 있는데, 꽤나 편리하다.

일한, 일일, 한일, 한자읽기, 영한, 한영, 영어유의어, 옥편 등이 다 들어 있어서

이게 있으면 다른 사전을 잘 안 쥐게 된다.

무엇보다 버스나 지하철, 또는 바깥에서 일본책을 볼 때 쉽게 꺼내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드는 점.

(이라고 하니 일본책을 자주 보는 것 같지만, 통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재밌어서 읽다가도 자꾸만 전자사전 꺼내드는 게 귀찮고, 무엇보다 바로 전 페이지에서 찾아봤던

단어를 다시 찾아봐야 하는, 한심한 머리 때문에 답답해서 쉬 손에 잡게 되질 않는다.

게다가 설렁설렁 속독하는 습관이 일본책에서는 유지가 안 되는 것도 문제.)


내친 김에 새로 옮긴 내 자리 사진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차피 쓰던 컴퓨터를 들고 왔고, 책상도 지난 번 사무실과 똑같은 회사에서 맞춘 것이니 큰 차이는 없다.

다른 점은, 파티션이 책상 앞에 쳐져 있고, 책장이 등뒤에 있다.

자리 옮기면서 세 박스의 분량의 책을 집으로 보냈지만, 여전히 책은 증식하고 있다.-_-



Posted by H군

아는 여자 모르는 여자에 트랙백.

초딩 동창이라고 하는 여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아무개 맞냐며. 초딩 때 울 집에서 연극연습 하러 와서, 천체 망원경 보고 신기해 했었단다
(뭔 생각인지 일본에서 한국 올 때 오야지가 천체 망원경을 사왔다. 허나 별 따위에 관심이 없는 자식들에 의해
처음에는 장식용으로 쓰이다가 나중에는 옷걸이로 이용되었다-_-)

내용을 보면 초딩 동창이 맞는 것 같긴 한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이름도 낯설고, 당연하게 얼굴도 안 떠오른다.

그렇다고 나를 기억하는 사람한테, "저는 당신 기억 안 나네요. 죄송"할 순 없으니
그냥 씹을 수밖에.

그나저나 초딩 동창하면 생각나는 여성이 두 명 있으니 한 친구는 아마도 첫사랑이었으리라 생각하는 친구고,
또 한 사람은 초딩 5, 6학년 때 연애편지 주고 받던 친구.
첫사랑의 그녀는 몇 년 전에 어떤 자리에서 만나, 역시 첫사랑은 아니보는 게 낫다 라는 걸 실감했고
"난 너를 해"라고 편지를 보냈던 그녀는는 싸이월드 같은데서라도 한번 찾아보고 싶긴 하다.
그래, 한 번 찾아보는 거야. 하여 왠지 설레는 마음으로 싸이월드에서 사람찾기를 해본다.
1975년생, 아무개...클릭.
그 이름으로 160개가 뜬다...쿨럭.



모르는 여자를 아는 여자로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아는 여자를 잘 아는 여자 만들기도 역시 힘들다-_-












Posted by H군
라디오에서 어디선가 귀에 익은 노래가 나온다.

선곡표를 보니 드보르작의 어머님이 가르쳐주신 노래란다.

엇, 이 제목 아는데...하며 한참 궁리하다가 결국 생각나다.

영화 메종 드 히미코에서 마지막에 나왔던 노래.


母の教え給いし歌  Songs My Mother Taught Me
釜洞祐子_sop.


그나저나 울 엄마가 나한테 가르쳐준 노래가 뭐 있나.

명색이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양반인데 당최 기억이 없다.

심지어 외손자 등에 업고 어르려고 부르는 이상하고도 괴상망측한 멜로디의 노래를 듣게 되면

어릴 때 엄마가 가르쳐준(불러준) 노래가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게 아닐까 하는.

이제와서 물러달라고 할수도 없지만.




Posted by H군

다음은 닉 혼비의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에 등장하는 4명의 화자 중 한 사람인 제이제이가
어느 가수를 두고 한 표현. 누구일까요?



그건 마치 그가 온 세상의 멜랑콜리, 모든 상처와 깨져버린 꿈을 다 끓여서 졸인 다음,
그 정수를 아주 작은 병에다 붓고 나서 마개를 닫은 것과 같다.
그리고 그가 연주와 노래를 하는 것은 그 병의 마개를 여는 것과 같아서,
우리는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연주를 들으면 마치 소음의 벽에 에워싸이는 것처럼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데,
그건 소음이 아니다.
그것은 고요하고 조용해서, 듣는 사람은 그 음악이 놀라 달아날까 봐 숨도 크게 쉬지 못한다.











Posted by H군

하우미스터리 주최 미스터리 독자대상 결과가 나왔다. 투표수도 생각보다 저조하고,
어떤 경향성도 보이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투표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의미 있고, 그 방향을 생각했을 때도 참으로 값진 시도.
박수를 보낸다.




 









2006년 제1회 미스터리 독자 대상(MFA)
독자 투표 내역

간략 평: 다소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된 독자 투표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미스터리 독자 대상’은 두 가지 점을 기조로 합니다. 첫째, 독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될 만한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둘째,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인데 안타깝게 미숙한 준비 등으로 인해 두 가지 면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그래도 비교적 많은 분들이 참여해줬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마, ‘어떤 걸 읽으면 좋을까?’라고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알맞은 해답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투표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몇몇 문제점들은 다음 년도에는 확실하게 반영하여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에게 진심을 담아서 감사드립니다. 향후 오프라인 투표로 작품을 선정해서 통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스릴러(하드보일드 포함) 부문

총 투표수 222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모방범>이 영예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분량이나 또 내용이나 미야베 미유키 여사 최고의 역작이라는 데는 전혀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1위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66표
2위 밤 그리고 두려움, 코넬 울리치 21표
3위 단 한 번의 시선, 할런 코벤 20표
4위 그로테스크, 기리노 나쓰오 12표
5위 이유, 미야베 미유키 10표


팩션(역사 스릴러 포함) 부문

총 투표수 142표


역사 스릴러(팩션 등까지 모두 아울러서) 부문에서는 <핑거 스미스>가 엄청난 표 차이를 보이며 단독 1위를 차지했습니다. 유려하게 넘어가는 몇 차례의 반전과 당시의 풍속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촘촘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1위 핑거 스미스, 세라 워터스 73표
2위 뿌리깊은 나무, 이정명 16표
3위 최후의 템플 기사단, 레이먼드 커리 10표
3위 당신들의 조국, 로버트 해리스 10표


본격(신본격 포함) 부문

총 투표수 235표


본격 부문 초반은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벚꽃....>과 <용의자...>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하다가 결국 <벚꽃....>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94표
2위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67표
3위 팔묘촌, 요코미조 세이시 21표
4위 광골의 꿈, 교고쿠 나츠히코 20표


기타 부문

총 투표수 177표


가를 구분이 마땅치 않아; 만든 ‘기타 부문’은 역시 온다 리쿠의 <삼월...>의 독주였습니다. 투표가 시작할 즈음에 출간된 ‘시소게임’도 좋은 평가를 받았구요.



1위 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84표
2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츠지무라 미즈키 21표
3위 시소게임, 아토다 다카시 12표
3위 미인의 가면,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12표


베스트 디자인

단단해 보이는 책의 모양새와 아름다운 원작의 일러스트를 잘 살린 <삼월....>이 베스트 디자인 상을 수상했습니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 11
팔묘촌 5
용의자 X의 헌신 3
광골의 꿈 2
원 포 더 머니 2
밤 그리고 두려움 2
고양이는 알고 있다
천사와 악마 일러스트판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워스트 북

올해의 ‘워스트’는 참 묘하게 진행됐는데요. <호박방>이 독주를 하다가; 갑자기 <벚꽃...>이 막강한 라이벌로 등장했습니다. 마지막까지 혼전을 벌이다가 결국 <호박방>이 명예롭지 못한..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벚꽃...>의 경우 본격에서 1위를 했는데 트릭이란 양날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되네요. 후보작들이 많은 것은 역시 개인 취향이 반영돼있기 때문이겠지요.

호박방 7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6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4
이유 2
헤드크러셔
정약용 살인사건
플리커 스타일
성 수의 결사단
카인의 딸
캘리포니아 걸
훈민정음 암살사건
라비린토스
모든 것이 F가 된다.
자칼의 날 1, 2(국일미디어판)
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


Posted by H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8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달력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